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 7: 신론3
김태길목사
2장3항: …하나님의 지식은 무한하고 무오하고 피조물에게의존하지 않는다. 따라서 어떤 것도 하나님에게는 우연적이거나 불확실하지 않다. 하나님은 자신의 모든 계획과 자신의 모든 사역과 자신의 모든 명령에 있어서 가장 거룩하시다…
일전에 가정예배를 드리던 중, 큰 아이가 물었다. “아빠,하나님이 모든 걸 다 아시는 분이면, 아담이 죄 지을 걸 아시면서도,왜 선악과를 만들었나요?” 이 아이의 질문은, 하나님이 때때로 실수를 하시는 분이라서 그런 건지? 아니면 하나님의 다른 의도가 있으신 건지?에 대한 질문이다. 사실 하나님이 왜 그렇게 하셨는지에 대한 답을 내리기는 쉽지 않다.그러나 적어도 하나님은 가끔 실수도 하시는 분이냐?라는 질문에는 ‘No’라고 확실히 답할 수 있다. 만약 하나님이 미래에 일어날 모든 사실을 알고 계시고,그 모든 일을 일일이 다 제어하실 수 있는 능력이 있으시다면 실수가 있을 수 없다.
사람들의 오해는 여기서부터 출발한다. 전지전능하신 하나님이 절대 실수 하실리가 없으시다면,이 세상에 악이 들어온 것도 그럼 하나님이 “의도” 하셨거나? 아니면 적어도 “용납”하셨다는 것 아닌가? 그렇다면 하나님은 “악의 창시자”가 아닌가? 이런 질문들을 하게 된다. 먼저 이런 질문들이어떤 오류를 가지고 있는지부터 살펴보자. 첫째, 전지전능하신 능력이하나님께 있다고 해서, 인간의 불순종으로 생긴 죄악을 하나님께 돌릴 순 없다. 둘째, 인간의 불순종을 다 아시면서, 선악과를 왜 만들었느냐고따지려면, 먼저 “하나님 왜 나를 순종만 하도록 로봇처럼 만드시지 않으셨어요?”라고 따져 물어야 할 것이다. 셋째, 전지전능하신 하나님이뭐가 아쉬워서, 독생자를 죽이실 계획을 창세전부터 세우면서까지, 인간의불순종의 위험을 감수하셨을까?
하나님께서 만약 인간에게 자신의 대단한 능력을 증명하시려고 하셨다면, 뭣하러 창3:15의 원복음(Protoevangelium/FirstGospel)을 아담에게 주셨겠나? 그리고 그 언약을 지키시기 위해서 하나님의 한 위격이신 성자께서 왜 인간으로 낮아지셔야 하며, 십자가에서 처형까지 당하는 고통과 수모를 겪으셔야 했겠나? 그냥 처음부터 지구 같은 것은 만들지말고, 하나님께서 계신 처소에 함께 살도록 인간을 창조하시면 될 거 아닌가? 하나님이 뭐가 심심하시다고 인간을 굳이 만드실 필요가 있으실까? 아예 처음부터 만들지 않으셨다면그것이 전지하신(omniscient) 하나님의 가장 현명한 처사 아닐까? 과연 하나님이 사람보다 아이큐가 떨어져서, 온갖 인간의 불순종의 변수를 다 감당하셔야 할 위험부담을뻔히 내다보고서도 창조 사역을 하시기로 맘 먹으셨을까?
하나님의 지식은 피조물에게 의존하지 않는다. 사람이 3차원의 시간과 공간 안에서 살면서, 4차원 밖에 홀로 온전히 거하시는 하나님을 이해한다는 것은,마치 어항 속 금붕어가 어항 밖의 주인인 인간을 이해하는 것보다 천 억 배는 어려운 문제이다. 하나님의 전능하심(omnipotent)을 믿는다는 의미는 하나님이 하나님 되심을 믿는다는의미이지, 하나님이 인간 편에 서서 모든 것을 상식적으로, 그러나 모순되지않게—물론 인간의 좁은 소견으로 판단 할 때— “일처리”를 하실 것이라는 의미가 아니다. 하나님의 전능하심은 인간의 상식과 지식을 초월한다.그래서 인간이 생각 할 때, “전능”이라는것은 할 수 없는 일이 없는 상태라고 믿는다. 그러나 하나님을 보라. 그에게도 할 수 없는 일이 많다. 그는 도무지 죽을 수 없다. 죄를 지을 수 없다. 거짓말도 하실 수 없다. 하나님이시면서동시에 하나님이 아닐 수 없다. 본성이 변할 수 없다. 전능하시기를멈출 수 없다.
전능 자체이신 하나님께는, 인간의 보잘것없는 지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영역이 너무 많이 존재한다.그래서 종종 사람들은, 주변에서 일어나는 우연한 일이나 사건 사고 때문에,하나님을 의심하거나 원망하기도 한다. 왜냐하면 내가 가진 지식과 상식으로 이해가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불신자들은 하나님이란 없다고 확신하기도 하고, 신자들은 하나님의 신실하심을 의심하기도 한다. 그러나 하나님은 단 한 순간도 이 세상 역사에우연의 사건이 발생하도록 하신 적도, 하나님이 모르는 일들이 터진 적도 없다. 공중의 새가 잘 날아가다가 갑자기 땅에 떨어져 죽었다면 그것 또한 하나님의 허락이 있었기 때문에 일어나는 것이다. 캘리포니아에 수년 째 가뭄이 계속되는 것은 인간 욕심으로 인해 지구가 오염되고 병들어 지구온난화로 인해 생긴 기후변화의 결과인 것은분명하지만, 그것조차도 하나님은 우연가운데 일어나도록 방치하시지 않으신다. 이런 우리 주변의 크고 작은 어떤 문제들도 하나님의 제어능력 밖에서 일어나지 않는다. 하나님은우주의 모든 것을 제어하신다. 그 모든 제어의 힘을 발휘하는 동기는 오직 하나님의 주권의 문제이지,사람의 형편과 생각에 좌지우지 되지 않는다. 하나님의 판단은 사람이 헤아릴 수 없는영역이다. 다만 하나님은 스스로 자신을 이해할 수 있도록 성경을 통해서 우리에게 자신을 계시하신다.그러므로 하나님을 이해하고 하나님의 인격을 헤아릴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성경 안에 있다.
성경에 대한 지식이 없으면 하나님을 아는 지식에 이를 수 없다. 그리고 그 지식이 없으면 하나님이개인, 가정, 교회, 국가,온 세상에게 행하시는 크고 작은 일들을 믿음의 눈으로 이해할 수 없다.
스스로에게 이런 질문을 매일매일 해 보라. “지금 나에게 왜 이런 일이 일어나도록 하나님께서허락하셨을까?” 그러고 나면 당신은 이제 우연과 실수가 없으신 하나님을 이해하는데 비로소 한 발짝을 뗀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