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 6: 신론2
김태길목사
2장2항:하나님은 자신 안에 그리고 자기 스스로 모든 생명과 영광과 선과 복을 가지고 계신다. 그리고 하나님은 홀로 자신 안에 그리고 자기에 대해 완전히 충분하시고, 하나님이 만드신 어떤창조물도 필요로 하지 않으시고, 그것들로부터 어떤 영광도 얻어 내지 않으시고, 다만 그것들 안에서 그것들 곁에서 그것들에 대하여 그것들 위에 자기 자신의 영광을 나타내신다.
이 세상의 어떤 동, 식물과 물질도 스스로 존재할 수 없다. 뭔가 지금 존재하고 있다는 것은 두 가지 중에 하나다. 스스로 존재하든지, 아니면 스스로 존재하는 분에 의해 존재하든 지이다. 이 두 가지 명제 중에 어느 것 하나에 속해야만 한다.
산소를 예로 들어보자. 산소는 나무가 만들어낸다. 고로 산소는 나무에 의해서 존재하는 것이다. 그러면 나무는 어디에서 왔나? 둘 중에 하나이다. 스스로 있든지, 아니면 누군가에 의해있든 지이다.
이것을 진화론자들의 관점으로 풀어보자. 산소는 나무에 의해서 만들어지며, 나무는 아주 아주 오래전에 여러가지 섬유질과 영양소들이 합쳐져서 탄생했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렇다고 치자. 그러면 대체 그 섬유질은 어디에서 왔는가? 그 섬유질은 뭔가 좀더 “심플(simple)”한 유기체로부터 왔다는 설명이다. 그러면 더 심플한 그 유기체는 또 어디에서 왔는가? 이렇게 진화론자들의 관점으로 거슬러 올라가다 보면 결국 원점에는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다. 여기서 모순이 생긴다.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데, 어떻게 존재가 생겨날 수 있나?
R. C. Sproul은 이렇게 말한다. “어떤 것이 존재한다면 항상 다른 어떤 것이 이미 있는 것이다. 이전에 절대적으로 아무것도 없었다면, 지금 어떤 것도 존재하는 것이 가능하지 않다.” 지당한 말이다. 우주 공간 안에 존재하는 모든 유기물과 무기물 중에 과연 스스로 존재할 만한 것이 있는지 생각해 보라. 진화론자들은 시간이 오래 오래 흐르면 변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깎여지고 썩어질 것이므로 변한다. 그러나 그들은 본질이 변하여 더 발전한다고 주장한다. 처음에 아무것도 없던 공간에 큰 폭발이 일어나서 먼지와 전기장 에너지 같은 것들이 “아주 우연히” 생겨났다고 백번 양보하더라도, 그 무기물인 우주먼지가 어떻게 생물이 될 수 있나? 당신이 직접 실험해 보라. 식탁 위에 돌 한덩이를 올려놓고, 당신이 백만 년 동안 죽지 않고 지켜본다고 가정해 보라. 그 돌덩이가 어느 날 서서히, 아메바가 되고, 올챙이가 되고, 개구리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과학의 논리로는 어림 반 푼어치도 없는 말이다.
이제 기독교의 관점으로 보자. 스스로 계신 분이 딱 한 분 영원 전부터 계신다. 그 분은 자기 스스로 모든 생명과 영광과 선과 복을 가지고 계신다. 그리고 스스로 모든 면에서 충분하시고 완전하시다. 그분은 조금도 부족함이 없으므로 무엇을 필요로 하시지도 않으신다. 그 분이 하나님이시다.
물고기는 물을 떠나서는 살 수가 없고, 사람은 산소 없이는 살 수가 없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 어떠한 것도 필요치 않으신다. 이 세상의 어떤 유기물과 무기물도 스스로 아무것도 의존하지 않고 존재할 수 없다. 산소는 나무를 필요로 하며, 나무는 이산화탄소와 태양이 필요하다. 또한 나무는 물이 필요하다. 물은 비가 내려야 하며, 비는 구름으로부터 온다. 구름은 바닷물이 증발하여 대류현상을 통해 하늘로 올라가서 구름을 만든다. 대류현상은 지구의 자전이 없으면 생기지 않는다. 지구의 자전이 없으면 바람도 없을것이며, 바람이 없으면 지구는 그야말로 찜통이 되어 생물이 살 수 없을 것이다. 피조의 세계는 절대로 혼자서도 존재할 수도 없지만, 그것이 유지되는 것 또한 불가능하다.
이렇게 볼 때, 인생은 참으로 보잘 것 없는 미물에 불과하다. 인생은 공기도 있어야 되고, 물도 있어야 되고, 햇빛도 있어야 한다. 그리고 발붙이고 살 땅도 있어야 한다. 한 3년만 비가 내리지 않아도, 땅은 사람이 살 수 없는 곳으로 변하고 만다. 이토록 인생은 지구환경에 의존도가 높다. 그런데 스스로 뭔가 능력이 있다고 생각한다든지,이 땅에서 천년 만년 살 것 처럼 생각하는 것 같이 어리석은 것은 없다. 인생은 스스로 존재하시는 절대자 앞에서 겸손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그분께 영광 돌릴 수 밖에 없다. 그런데 명심하라. 하나님은 인간이 드리려고 하는 그 영광마저도 필요하지 않으신 분이다. 하나님은 이미 자신에게 모든 영광과 거룩이 완전하게 충만하시다. 하나님께 더 할수 있는 영광이나 거룩이란 없다. 애당초 하나님은 자신의 영광에 뭔가를 더 보태기 위해서, 우주창조를 결심하지 않으셨다. 왜냐하면 이미 완전한 영광을 소유하신 분이시기 때문이다. 혹자들은 하나님이 외로워서 우주를 만드시고, 그 속에 지구와 인간을 만드셨다고 믿는자들이 있다. 틀린 생각이다. 하나님은 아무것도 필요치 않으신 분이다. 모든 것이 이미 다 스스로 충만하시다.
그렇다면 왜 우주를 만드셨나? 하나님의 주권이라는 말 외에는 설명할 수 없다. 하나님에게 우주가 존재해야만 될 어떤 타당한 이유나 필연성은 없다. 그러나 굳이왜 그러셨냐고 묻는다면 우리는 이렇게 답 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하나님이 그냥 그렇게 하신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