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1: 성경1
김태길 목사
1장1항: 사람들이 핑계하지 못하도록 본성의 빛과 창조와 섭리의 역사들이 하나님의 선, 지혜 그리고 능력을 그렇게 분명하게 나타낼지라도, 그러나 그것들은 구원에 필수적인 하나님과 하나님의 뜻에 대한 지식을 주기에는 충분하지 못하다. 그러므로 주님께서는 여러 시대 다양한 방식으로 자기 자신을 계시하시고 자신이 뜻을 자신의 교회에 선언하시기를 기뻐하셨다. 그리고 후에, 그 진리를 더 잘 보존하고 전달하기 위해서 그리고 육신이 타락과 사탄과세상의 악에 대항해 교회를 보다 확실하게 세우고 위로하기 위해서 동일한 진리 전체를 기록하시기를 기뻐하셨다. 이것으로 인해 성경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게 되었다. 그러나 하나님이 자신의 뜻을 자신의 백성들에게 계시하는 이전의 방법들은 이제 중지되었다.
성경은 하나님의 계시다. 성경은 하나님께서 직접적으로 구원에 관한 길을 기록하셨기 때문에, 특별 계시라 한다. 성경만큼 하나님을 정확하게 알려주는 것은 없다. 혹 사람은 그랜드 캐년을 보고, 하나님의 위대하심을 안다. 그러나 그랜드 캐년의 웅장함이 구원의 이르는 길까지는 알려주지 않는다. 그래서 그랜드 캐년은 하나님의 일반 계시에 속한다.
계시란 하나님 자신을 드러내는(reveal) 내시는 하나님 자신의 특별한 노출방식이다. 하나님은 인간의 눈으로 발견되어지지 않는다. 이탈리아 시칠리아 섬에 6.0시력을 가진 황새치잡이 어부라 한들 하나님을 발견할 수 없다. 또한 하나님은 인간의 지적 능력으로 이해되지 않는다.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의 아이큐가 160이라고 해도 하나님을 절대로 이해할 수 없다. 그렇다면 발견되어지지 않고, 이해 할 수도 없는, 존재자체가 알려지지 않은 대상을 어떻게 믿을 수 있나. 그래서 하나님은 스스로 자신을 드러내시는 방식으로 자연을 택하셔서, 일반적인 계시를 하시기를기뻐하신다. 그리고 또한 자연이 다 충족해 줄 수 없는 하나님에 대한 계시를 성경이 특별한 방법으로 알려준다.
성경이 특별 계시라고는 하지만 하나님의 모든 것을 온전히 드러내기에는 한계가 있다. 첫째, 전달 방식의 한계이다. 하나님을 인간의 언어로 표현한다는 것은, 아이스크림을 먹어보지 않은 사람에게, 글로 “하얗고 차가우며 달콤하여 혀 끝에 닿는 순간 녹으면서, 입안 전체에 향긋하고 잊을 수 없는 맛으로 가득 채우며, 미각을 관장하는 중추신경을 자극하여 온몸에 전율과 행복감을 주는 음식”이라고 아무리 잘 표현했다 하더라도, 직접 먹어보는 것보다 100만배는 부족한 묘사일것이다. 히브리어와 헬라어는 구약과 신약을 기록한 위대한 언어이긴 하지만, 하나님이 어떤 분인가를 전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도구이다. 둘째는 인간 본성의 한계이다. 인간은 하나님이 만드신 피조물이다. 피조물은 조물주와 동등하거나 그 이상이 될 수 없다. 집에 키우는 어항 속의 열대어는 인간 주인이 어떻게 생겼으며, 어떤 삶의 방식으로 살아가는 지 도무지 이해하지 못한다. 다만 그들은 어항 너머로 어렴풋이보이는 “신적”존재 같은 주인이 던져 주는 먹이로 살아간다. 그러나 그 매일매일 내려주는 “만나”가 도대체 어디서 어떻게 만들어지며, 자신의 인간 주인이 어떤 노력을 통해서 그것을 “은혜”로 주는지 알 길이 없다. 열대어 역사상 가장 지능이 높고, 똑똑한 천재 열대어가 나더라도, 인간 주인의 0.0001퍼센트라도 이해하기란 한 없이 부족하다. 피조물과 피조물 사이에도 이런 간극이 존재 한다면, 하나님과 사람 사이는 어떨까? 이 “열대어 은유”보다억 만 배나 더 불가능한 것이 인간이 피조세계의 주인인 하나님을 이해하는 일이다.
이러한 한계성에도 불구하고 하나님께서는 왜 성경을 계시하셨나? 역설적으로 성경은 구원에 이르는 길을 보여 주는 측면에서 충분하다. 어떤 이들은 ‘성경의 충분성’을 의심한다. 왜냐하면 성경이 인생사의 모든 문제에 대해서 답을 주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성경은 인간 몸의 순환계에 대해서 모든 것을 알려주지 않는다. 또한 성경은 인간 윤리 문제에 대해서 모든 것을 알려주지 않는다. 성경은 낙태, 사형제도, 전쟁 중 살인, 안락사, 배아줄기세포 적용범위, 인간복제, 최신복장, 새로운 헤어스타일, 문신 등 사람들이 답을 얻기를 원하는 것에 속 시원이 말씀하지 않는다. 그래서 성경이 불충분하다고 시비 거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그러나 1조 1항에서 명시하듯이 하나님은 성경을 통하여“진리를 더 잘 보존하고 전달하기 위해서 그리고 육신이 타락과 사탄과 세상의 악에 대항해 교회를 보다 확실하게세우고 위로하기 위해서 동일한 진리 전체를 기록하시기를 기뻐하셨다.” 이것이 성경의 충분성이다.
성경은 그리스도가 진리라고 선포한다. 성경은 창세기부터 계시록까지 줄곧 그리스도를 말씀하고있다. 성경 66권은 그리스도를 충분히 계시하셨다. 그러므로 이제 하나님을 계시하는 이전의 모든 방식은 종료되었다. 하나님은 선지자를 통해서 새로운계시를 주시지 않는다. 새로운 사도를 일으켜서 교회에 예언과 서신의 말씀을 주시지도 않는다.그 이유는 성경 66권으로 모든 구원의 길을 충분히 알리셨고, 하나님의 뜻을 드러내셨기 때문이다. 이제 교회는 성경의 충분성을 근거로 그리스도의 몸을 세워가야하는 사명이 남았을 뿐이다.
그러면 이제 신자의 책임은 무엇인가? 성경 외에는 다른 진리가 없다는 믿음을 가져야 한다. ‘충분하다’라는 의미는 더 이상의 계시가 없다는 말임과 동시에 또 다른 진리는 없다라는선언이다. 이 선언은 실천적으로 보면, 성경은 우리 삶의 모든 에너지원이라는말이다.
신8:3, “너를 낮추시며 너를 주리게 하시며 또 너도 알지 못하며 네 조상들도 알지 못하던 만나를 네게 먹이신 것은 사람이 떡으로만 사는 것이 아니요 여호와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사는 줄을 네가 알게 하려 하심이니라.”이 말씀은 인생이 무엇으로 살 수 있는지를 가르쳐 준다. “사람이 떡으로만 사는것이 아니요…”를 한국적 상황으로 재해석 해 보자. “사람이 쌀밥, 김치, 된장으로만 사는 것이 아니요,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으로 살 수 있다.”
오늘날 성경은 없어도 밥 없으면 못 사는 그리스도인이 부지기수다. 이를 두고 아모스 선지자는 “말씀의 기갈”(암8:11)이라고했다. 쌀도 물도 많은데, 말씀이 사라져 버린 시대를 일컫는 말이다. 제법 선지자 노릇 하려는 이들 중에는, 강단의 말씀이 세속화 되었느니, 복음이 사라졌느니, 설교자의 신학이 없느니 하는 말들로 이 구절을 해석하고 인용한다. 그러나 이 구절은 정작 하나님이 당신의 백성들이 아둔하고 고집불통이어서 도무지 하나님의 말씀을 듣지를 않으려 한다는 영적불구의 상태를 꼬집고 계신 것이다. 영적 기갈은 성경만으로는 “충분하지않다”라는 불신앙이 깔려있다. 당신은 지금 성경 한 권으로 충분하지않나? 그렇다면 당신은 이미 영적 기갈 가운데 놓여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