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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러다임전환16: 영적친밀감에서 나오는 사랑의 권면

패러다임전환16: 영적친밀감에서 나오는사랑의 권면

김태길 목사

 

    언젠가 인터넷 기사를 보니, “아이들이 가장 싫어하는 부모의 말 베스트 10”중에 첫 째가 32퍼센트를 차지한 공부 좀해라였다. 나도 어린 시절을 돌이켜 보면 그 말이 제일 싫었던 것같다. 그런데 공부 좀 해라는 부모의 말에는 굉장히 많은 것이 내포되어 있다. 너가 공부 안 하면 엄마,아빠처럼 고생한다라는 뜻부터, 지금 주어진 일에 열심히 하는 사람이 앞으로 성공한다라는뜻까지, 그 한마디에 모든 어른들의 인생의 경험과 고뇌가 담겨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게다.동시에 분명히 이 말 한마디에는 부모의 사랑이 녹아져 있다.

 

    그러나 그 말이 아무리 부모의 사랑이 섞인 말이라고 해도,교육학적으로는 굉장히 무책임한 말이다. 아이들이 가지고 있는 컨텍스트를 전혀 고려하지않은 말이기 때문이다. 어떤 아이들은 공부를 못하는 이유가 단순한 게으름일 수 있다. 또 어떤 아이들은 굉장히 부지런히 책상에 앉아 있는데, 공부의 방법론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또 어떤 아이들은 정서적으로 불안해서 그럴 수 있다. 그런데 이 아이들의 공통적인가장 큰 문제는, ‘스스로 공부의 동기부여를 하고, 스스로 부지런 해져서,스스로 방법론을 터득하여, 스스로 정서적 안정감을 찾아서할 만큼 성숙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말귀를 알아 듣는 것과 스스로 뭔가를 해낼 만큼의 역량이되는 것과는 별개의 문제다. 부모는 자녀가 말귀를 알아 듣지 못하는 유아기 때에는, 모든 것을 다 친절히 가르쳐준다. 아무리 말도 안 되는 행동을 해도, 충분히 인내할 수 있으며 용납할 수 있다. 왜냐하면 말귀를 알아 듣지 못할 나이이기 때문이다.그런데 아이가 말귀를 알아듣기 시작할 나이가 되면, 부모는 서서히 인내심에 바닥을드러낸다. 이유는 말귀를 알아 들으면 어느 정도 컸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한 마디 하면 그대로 듣고 행동해주기를 기대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녀의 나이에 반드시 필요한도움이 있음에도 그것을 놓쳐버리고 그냥 닦달 하는 경우가 많다.

 

    영적 공동체에서도 이와 같은 현상이 그대로 나타난다.목사의 경우 쉽게 범하는 실수 중 하나는, 신자를 과대평가해 버리는 경우이다.신자를 과대평가해 버리는 경우의 큰 이유 중 하나는 직분과 신앙 햇수로 신자의 영적 성숙도를 동기화시켜 버리기 때문이다.그래서 목사는 자신이 손쉽게 판단한 한 신자의 영적 성적표를 받아 들고, 쉽게 뭔가를 맡긴다. 그러면 십중팔구는문제가 생긴다. 왜냐하면 아직 영적으로 무르익지 못한 사람에게, 과중한영적 책임을 쥐어줘 버렸기 때문이다.

 

    또 쉽게 저지르는 목사의 실수는, 과대평가한 한 신자에게 어떤 성경의 말씀을 토대로 어떤 순종을 요구하면, 그대로 알아서 금방순종할 것이라고 하는 지나친 기대를 하는 경우이다. 이런 경우에 신자가 불순종하는 것에 앞서,목사는 섣부르게 신자의 성숙도에 비해 너무 과중한 것을 요구했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임을 빨리 눈치채야 한다.그래서 목사가 뭔가 생각했던 것 보다 좀더 기초적인 영적 도움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되면, 그것에 맞는 목양을 함으로써 제대로 된 신자의 자람이 일어나게 된다.

 

    이제 목사가 아닌 신자와 신자끼리의 관계에서 한번 보자.“오래된 신자새내기 신자를 분명히 신앙적으로 도와 주고 싶어한다. “오래된 신자는 아무래도 경험적인 면에서 새내기 신자에게 뭐가필요한지 제대로 알고 있다. 그래서 사랑의 마음을 담아 관심을 가지는 한 새내기 신자에게 이런 말을 할 것이다. “교회 성경공부좀 참여하시죠? 신앙이 자라려면 성경공부가 중요합니다.” 어디서 많이들어 본 말 같지 않은가? “공부 좀 해라고 말하는 엄마의 말과 똑같은 사랑과 염려의 심정으로 한 말이다. 신자를 염려하고 관심을 가진다는 측면에서는 100점짜리 말이다.

그러나 교육학적으로 기술적으로 보면50점짜리밖에 되질 않는다. 그 이유는 새내기신자의 컨텍스트가 어떠한지 파악하지 않고 그냥 던진 말이기 때문이다. 당신은 만약 목사가 당신의 건강을 위해서 오늘 당장 테니스 라켓을 하나 사서 운동이라도 하세요라고 하면 당신의 상황과는 전혀 상관없이 , 알겠습니다.”하고 할 텐가? 아무리 좋은 말이라도, 관계가 형성되지않고 하는 말은 차라리 안 하는 것이 나을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 이유는 당사자의 컨텍스트를 전혀 알아보지도않은 채, 목사로서 신자를 위한답시고 한마디 던진 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말의 영향력은 관계의 친밀도와 비례한다.깊은 개인적인 교제 속에서 한 사람을 깊이 알아가고, 삶을 공유한 가운데 어떤 사랑의충고를 할 경우에는 그것이 굉장히 설득력이 있다. 그리고 실제로 한 사람의 행동을 변화시키기도 한다.그러나 인간적인 친밀도가 없는 가운데 섣부른 사랑의 충고는 여러 번 듣게 되면 잔소리가 될 뿐, 별 유익이 없다.

 

    목사가 신자로부터 제일 많이 질문 받는 것 중 하나는,“성경은 어디부터 읽어야 됩니까?”이다. 초보목사는 신자가 이런 질문을 할 때, 그냥 단순히 어디서부터 읽으라고 대답하고 만다. 그러나 좀더 세심한 목사는 신자가 이런 질문을 할 때, 각 성경을 어떻게 읽어야 하며,어떤 내용이 있는지 까지도 알려준다. 그러고 난 다음 시간이 좀 지나서,다시 그 신자에게 물을 것이다. “요즘 성경 그 부분은 다 읽으셨나요?어땧나요? 질문 없으세요? 성경을 읽고 난후 뭐가 좋으시던가요? 한번씩 성경 묵상 후 나눔을 할까요? 아니면교회 성경공부 시간에 와 보실래요?” 또한 그 신자가 가진 고민이 뭔지 들어보고, 필요한 신앙서적이 있다면 직접 선물해 줄 것이다이때 초보 목사는 신자에게 서점에서 000라는 책 꼭 사서보세요 하고 말 것이다. 여러분은 여러분의 목사가 그런 입으로만 사랑을 표현하는불친절한 말에 전혀 영적 친밀함을 느낄 수가 없을것이다.

 

    당신이 지금 영적 공동체 안에 속한 연약한 사람에게 관심을가지려고 하는가? 그러면 먼저 그에게 공부 좀 해라고 표현하지 말고, 차라리 스타벅스 커피 한잔을 사서 들고 그의 대문 앞에 찾아가라!

 

마음이 지혜로운 사람은 말을 신중하게 하고, 하는 말에 설득력이 있다” (16:23, 새번역).    

7/24/2015 5:17:00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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