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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 8: 하나님의 작정1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 8: 하나님의 작정1

김태길목사

 

31:하나님께서는 영원 전부터 하나님 자신의 뜻의 가장 지혜롭고 거룩한 계획에 의해서 일어날 모든 것을 자유롭고 불변하게 작정하신다그렇지만 그 때문에 하나님께서 죄의 조성자가 아니시며 피조물의 의지가 침해당하는 것도 아니며, 2원인들의 자유나 우연성이 제거되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확립된다.

 

    “하나님은 장차 무엇이 일어날는지 알기 위해 그 사건들이 일어날 때까지 기다릴 필요가 없다”(R. C. Sproul). 이 말을 조금 소극적인 표현으로 옮기면,“하나님은 일어날 모든 것을 알고 계신다이다. 그러면 좀더 적극적인 표현으로 바꾸면 다음과 같이 될 것이다. “하나님은 모든 일어날 일들을 계획하시고 주관하신다.”

 

    그러면 히틀러도 하나님의 계획의 일부인가? 히틀러는 역사상 가장 극악무도한 독재자중 한 사람이다그는 유대인을 포함하여 민간인을 1,100만명 이상 죽였다. 만약 하나님께서 일어날 모든 일에 대해서 조금이라도 관여하신다는 것이 사실이라면, 히틀러와 공범이 되는 것인가? 신자는 하나님의 작정의 의미가 무엇인지 잘 정리하지 않으면 항상 신앙적으로 헷갈릴 것이다.

 

    하나님의 작정의 문제는 두 가지 관점을 동시에 생각해야 된다. 하나님의 전지전능하심과 통치권이라는관점이다. 사람들은 생각하길 하나님이 모든 것을 미리 알고, 모든 것을하실 수 있기 때문에, 만약 그런 하나님께서 살아 계신다면, 이 세상에는 불행한 일이 일어나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하나님은 선의 하나님이지 악의 하나님이 아니시기 때문이라는것이 그런 생각의 이유다. 당연히  히틀러의 만행은 하나님의 뜻이 아니다. 그런데 전지전능하심이라는 관점으로만 하나님을 보면, 하나님은 당연히 아우슈비츠와 같은 15,000개가 넘는 나치 수용소에서의 참혹한 현장을 그냥내버려 두실 수는 없는 분이라고 결론 지을 수도 있을 것이다. 어떤 면에서 이런 논리는 굉장히 설득력이 있다그러나 하나님의 전지전능하심과 선하심이라는 성품이 반드시 행복으로만 나타나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창조의 원리를 간과한 편협한 생각에서 비롯된다. 하나님은 사람을 지으시고, 그들에게 선택할 수 있는 자율권을 부여하셨다. 그러면 그 자율권을부여한 하나님의 결정이 실수라고 말할 수 있을까? 그렇지 않다. 왜냐하면 하나님은 인간의 실수도 바로 잡으시는 통치권을 가지고 계시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통치권은 하나님의 작정 또는 섭리라는 말의 실천적인 의미라고 해 두자.

 

    하나님은 인간에게 자유의지를 주시면서 못난 인간들이 하나님을 대책 없는 신으로 폄하할 것 또한 각오하셨다. 그러나 하나님은 인간이 저지르는 온갖 실수들을 해결하시기위한 위대한 계획을 세우신다. 인류의 구원계획이 그것이다. 하나님이이 세상 만물의 통치권을 갖는다는 의미는 하나님의 구원계획안에 인간의 죄악과 실수도 다 들어 있다는 의미이다. 다시 말하면, 하나님은 인간이 어떤 형태의 죄악도 저지르지 못하도록 막으실 수 있었지만그렇게 하지 않도록 결정하셨다. R. C. Sproul은 이와 관련하여 이렇게 말한다하나님이 금하실 수 있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도록 결정하셨다면, 그것은 어떤 의미로는하나님이 우리가 그것을 하도록 정하신 것이다.

    나는 집에서 나의 두 딸이 iPod에 빠져 있는 것을 잘 못 참는 편이다. 그래서 잔소리를 많이 한다. 그래서 아이들이 iPod를사용할 때에는 나의 눈치를 많이 살핀다. 그런데 나는 어떤 날에는 작정하고 아이들을 맘대로 하도록 간섭하지 않을 때가 있다. 나는 간섭을 하지 않았을 뿐, 단 한번도 지금부터 iPod를 사용해도 되는 시간이라고 말해 본적이 없다. 내가외적으로강요하지 않았지만, 그들이 당연히 iPod를 사용할 것을 알고 나는 가만히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맘 속으로 이미, 아이들이iPod를 사용하도록 만든 셈이다. 그런데, 아이들이 어떤 날은, 졸지에 누리게 된 자유의지를 잘 못 사용하여, 부작용이 생기기도 한다. iPod에 넋 놓고 있다가, 다음날 학교에 제출해야 하는 숙제를 하지 못한 것이다. 나는 이 아이들에게 iPod를 사용할 수 있도록 자율권을 잠시 주었을 뿐이지숙제를 하지 마라고 강요한 적이 없다이런 측면에서, 숙제를 하지 않은 것은 본인들의 책임이지, 그것이 나의 책임은 아닌 것이다. 그러나 나는 우리 아이들에게 iPod를 허용하면서 생길 부작용을 당연히 예상하고 있었다.

 

    “김태길의 통치권이라는 측면을 보자. 나는 얼마든지 아이들을 사사건건 간섭하면서, 절대로 숙제를 미제출하는 실수를 범하지 않도록 강요 할 수 있다. 그러나 나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대신 나는 이미 수개월전에 아이들에게 학교의 성적이 떨어지면, iPod의 혜택을 누릴 수 없을 것이라고 이미 알려주었다. 나는 우리 아이들을 나의 소유물로 만들고 싶지 않다. 다만 서로 인격적인 소통을 하면서, 스스로 자신의 인생을 나태하지 않고 부지런히 살도록 도와 주고 싶다.

 

    “가룟 유다 딜레마라는 것이 있다. 하나님의 작정 안에가룟 유다가 있다면, 유다 입장에서는 하나님께 왜 나를 예수님을 배반하는사람으로 작정하셨어요?”라고 따져 물을 수 있는 권리가 있지 않냐는 것이다. 그러나, 하나님의 작정 안에 가룟 유다가 있다고 해서, 그것이 하나님은 유다가 그렇게 하도록 강요했다.”라는의미가 아니다. 하나님은 절대로 유다에게 예수님을 팔아 넘기라고 강요한 적이 없다. 그러나 그것은 자신의 선택이었다. 그러므로 죄에 대한 대가는 유다의 몫이다.

 

    많은 사람들이 지금 나의 불행이 하나님의 책임이라고 따져 묻는다. 그러나 불행의 이유는 사람에게 있고, 그 불행의 요소를 행복의 요소로 바꾸어 섭리하시는 분이 하나님이시다. 그래서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느니라”(8:28)의 말씀이 얼마나 위로가 되는지 모른다. 그런데 오해하지 말라. 사람이 될 대로 되라 또는 어떻게 되겠지하는 식으로 살아도 결국 하나님이 작정하신대로 이루신다라고 성경이 가르치지 않는다. 대신,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 곧 그의 뜻대로 부르심을 입은 자들에게는이라는 전제가 따른다하나님을 사랑하지도 않고, 하나님의 부르심도 없는 자들에게 그것이 저절로 일어난다는것이 아니다. 그러나 당신이 정말 신자이며, 하나님을 정말 사랑하는 사람으로 살아가고 있다면, 하나님이 당신을 외면하실 거라는 걱정일랑 하지 말라. 당신은 항상 하나님의 작정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이제 당신은 신자답게 살면서 또한 당신의 인생도 당신의 책임이다. 그러나 인생의 주권자는 하나님이심을 명심하라. “수고하고 무거운 짐진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11:28).

    

9/19/2015 10:18:00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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