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태길 목사
장로교회 교인이면 한번쯤은, “TULIP”이란 말을 들었을 것입니다. 이 말을 풀이하면 다음과 같은데요:
Total depravity 전적타락
Unconditional election 무조건적 선택
Limited atonement 제한속죄
Irresistible grace 불가항력적 은혜
Perseverance of the saints 성도의 견인
그런데 “튤립”을 많이 들어왔지만, 이것이 뭐냐고 말해보라고 하면 쉽게 입이 떨어지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대강은 아는데 확실히 모르기 때문입니다. 사실 “칼빈주의의 5대교리”라고 알려진 이것을 많이 들어왔다고는 하지만, 장로교인들 중에 이것을 집중적으로 배우거나 책을 읽어 본 사람은 드뭅니다. 심지어 장로님들이나 권사님들을 붙잡고 물어봐도 대답을 잘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것은 심각한 현상인데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심각성을 느끼지 못합니다.
기독교 2,000년의 역사를 살펴보면, 한 마디로 “교리와의 전쟁”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수많은 이단 사상이 난무했고, 교회는 처절하게 이와 싸우면서, 하나님 나라 건설에 온 힘을 쏟아야 될 힘을 다 소진시켜 왔습니다. 분명히 사탄은 교회에게 끊임없이 속삭여 온 속임수 No. 1은 이것일 것입니다: 교리는 고리타분해! 교리는 사변적이야!
그런데 교리가 분명 고리타분하거나 사변적인 면이 있긴 하지만, 교리를 모르면 신앙생활에 수많은 문제가 생기는 데에 대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염려하지 않습니다.
자, 그럼 교리퀴즈 하나 내겠습니다!
1. “하나님은 모든 사람이 구원을 받으며 진리를 아는 데에 이르기를 원하시느니라”(딤전2:4)의 말씀의 참 뜻으로 맞는 것은 몇 번일까요?(답은 맨 밑쪽에)
(1) 그리스도의 속죄는 만인을 구원하기에 충분하지만 그 분을 믿는 사람들에게만 유효하다.
(2) 그리스도는 만인을 위하여 죽으셨으나 그 죽음의 의미가 모두에게 동일한 것은 아니다.
(3) 예수님이 이루신 속죄의 충만한 효력은 특정한 사람들에게로 제한된다.
(4) 누구나 믿으면 구원을 받으므로 속죄의 가치나 충족성에는 제한이 없다.
(5) 예수님의 죽으심은 만인을 구원하기에 충족하지 않지만 그 효력은 특정한 사람에게만 제한되는 것은 아니다.
이 문제를 한 번에 알아 맞출 수 있는 분이 계시다면, “당신을 진정한 장로교인으로 인정해 드립니다!!”
얼마 전 이웃교회를 섬기는, 합동교단출신의 목사님과 식사교제를 하다가 들은 얘기입니다. 그 목사님이 youth EM사역자를 뽑았다가 몇 달도 안돼서, 그 사역자를 그만두라고 했답니다. 이유는, 그 EM사역자가 TULIP을 못 믿겠다고 해서 그렇게 했답니다.
분명 여러분 중에는 이해 못하시는 분들이 있을 줄 압니다. 그러나 교회교육—어른 교육이든, 아이들 교육이든—에 있어서 정말 중요한 것이 교리입니다. 이것에 대해 다른 입장을 가지게 되면, 많은 문제가 발생합니다. 예를 들면 이런 것입니다. 한 학생이 분명 자기는 세례도 받았고, 구원의 확신도 있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밀려오는 의심이나 신앙의 슬럼프로 인해 괴로워합니다. 이때 칼빈주의자 사역자는 학생에게 이렇게 조언합니다: “모든 인간은 날마다 하나님께 저항한단다. 행7:51에서나, 롬3:10-12에서 그렇게 말씀하시지. 그러나 아무리 자격 미달의 반항자라도 하나님이 그를 값없이 구원하기로 택하셨다면, 때가 되었을 때 그분의 구원의 은혜가 그 저항을 놀랍게 이긴단다. 그리고 성령 하나님께서 끝까지 구원에 이르도록 견디는 힘을 주시고, 끌고 가신단다. 그러니 낙심치 말고 힘내라!”
그러나 알미니안주의자나 오순절 계통의 사역자는 이렇게 조언합니다: “우리 함께 하나님이 은혜를 주시도록 기도하자. 너가 만약 기도하지 않고, 믿음을 잃어버리면 구원도 잃게 돼. 그러니 절대 구원을 잃지 않도록 너가 신앙을 지킬 수 있도록 노력해야 돼. 그러니 우리 같이 기도하고, 성경공부하면서 믿음을 지키도록 애써보자!”
[Five Points]는 존 파이퍼가 쓴 책인데요. 이 책의 한글판 소제목은 “나는 나를 구원할 수 없습니다"입니다. 앞서 예로 든, 알미니안주의자들이나 오순절계통, 그리고 여러 교파의 많은 신자들이 “나는 나를 구원할 수 있다”는 믿음으로 신앙생활합니다.분명히 자기들은 그렇지 않다고 대답합니다. 그저 “구원을 잃지 않기 위해서 노력할 뿐이다”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구원을 잃지 않기 위한 어떠한 형태의 인간의 노력들” 모두 성경적이지 않습니다. 그것은 곧 “자기의 노력=구원”이라고 하는 것과 다를 바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 중 아무에게도 “구원을 잃지 않기 위해서 노력”하라는 명령도 또한 그런 능력도 주어지지 않았습니다. 그것은 참으로 잘 못된 믿음입니다.
이처럼 잘못된 교리와 사상이 마치 성경의 가르침인양 믿고 따르는 것은 알고 보면 다 교리교육을 받아보지 못해서 기인하는 것입니다. 자 이제 여러분, 선택하세요. 평생 TULIP을 수백 번씩 듣고도, 그것이 무엇인지 스스로 설명할 수 없다면 과연 여러분은 여태껏 뭘 믿고 따르고 있었나요?
*정답: 1번, 2번, 3번, 4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