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태길 목사
나는 어릴 적 주일학교 시절부터 십계명을 외우기도 하고, 시험을 치기도 했습니다. 그때 배운 십계명에 대한 나의 느낌은 뭔가 “글자로 된 죽어 있는 법” 같은 것이었습니다.3500년전에 호렙산에서 돌 판 두개에 글자를 새겨주시면서 모세와 언약을 맺으셨던 그 하나님의 위엄은 느껴지지 않고, 왠지 나의 삶과는 무관하다는 생각만 들었습니다.
커서 신학공부를 하고, 나의 삶을 성인의 관점으로 돌아보면서 십계명에 대한 나의 어릴 적 미숙한 생각들이 조금씩 정리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십계명은 더 이상, “돌 판의 법”이 아니라, 나의 삶을 그리스도께 이끄는 “몽학선생”이 되어 나의 인생이 더 하나님으로 인해 기뻐하도록 하는 잣대가 되었습니다.
이런 나의 생각과 가치를 정리하게 해준 십계명에 관한 여러 책들 중, 최고라고 할 만한 책이 있습니다. 마이클 호튼의 [십계명의 렌즈를 통해서 보는 삶의 목적과 의미]입니다. 마이클 호튼은 21세기 개혁주의 신학계의 리더격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그의 장점은 탄탄한 신학과 해박한 인문지식 그리고 인간 삶의 구석구석에 대한 이해를 고루 갖추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 책은 더 이상 십계명이 호렙산에 머무르지 않고, 포스트 모던 사회로 끌어들인 세련미가 돋보입니다. 십계명에 대해서 아직 제대로 배워보지 못했거나, 그것에 관한 책 한 권 읽어보지 못한 분들에게는 이 책을 가장 먼저 읽어보라고 권합니다. 그리고 당연히 질그릇식구들은 필독서입니다. 이제 곧 소교리문답 시간에 십계명 부분이 시작됩니다. 이 책이 분명히 도움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