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67
1 하나님은 우리에게 은혜를 베푸사 복을 주시고 그의 얼굴 빛을 우리에게 비추사 (셀라)
2 주의 도를 땅 위에, 주의 구원을 모든 나라에게 알리소서
3 하나님이여 민족들이 1)주를 찬송하게 하시며 모든 민족들이 주를 찬송하게 하소서
4 온 백성은 기쁘고 즐겁게 노래할지니 주는 민족들을 공평히 심판하시며 땅 위의 나라들을 다스리실 것임이니이다 (셀라)
5 하나님이여 민족들이 주를 찬송하게 하시며 모든 민족으로 주를 찬송하게 하소서
6 땅이 그의 소산을 내어 주었으니 하나님 곧 우리 하나님이 우리에게 복을 주시리로다
7 하나님이 우리에게 복을 주시리니 땅의 모든 끝이 하나님을 경외하리로다
사 56:1-5
1 여호와께서 이와 같이 말씀하시기를 너희는 정의를 지키며 의를 행하라 이는 나의 구원이 가까이 왔고 나의 공의가 나타날 것임이라 하셨도다
2 안식일을 지켜 더럽히지 아니하며 그의 손을 금하여 모든 악을 행하지 아니하여야 하나니 이와 같이 하는 사람, 이와 같이 굳게 잡는 사람은 복이 있느니라
3 여호와께 연합한 이방인은 말하기를 여호와께서 나를 그의 백성 중에서 반드시 갈라내시리라 하지 말며 고자도 말하기를 나는 마른 나무라 하지 말라
4 여호와께서 이와 같이 말씀하시기를 나의 안식일을 지키며 내가 기뻐하는 일을 선택하며 나의 언약을 굳게 잡는 고자들에게는
5 내가 내 집에서, 내 성 안에서 아들이나 딸보다 나은 기념물과 이름을 그들에게 주며 영원한 이름을 주어 끊어지지 아니하게 할 것이며
마 14:34-36
34 그들이 건너가 게네사렛 땅에 이르니
35 그 곳 사람들이 예수이신 줄을 알고 그 근방에 두루 통지하여 모든 병든 자를 예수께 데리고 와서
36 다만 예수의 옷자락에라도 손을 대게 하시기를 간구하니 손을 대는 자는 다 나음을 얻으니라
옷자락에 손을 대다
스스로를 "마른 나무"라고 부르던 사람들이 있었습니다(사 56:3). 자녀를 남길 수 없어 이름을 이을 수 없는 사람들, 이방인이라는 이유로 언제든 공동체 밖으로 밀려날 수 있다고 여기던 사람들입니다. 율법의 자리에서 이들은 하나님의 회중에 들 수 없는 존재였습니다. 그런데 오늘 본문은 그런 이들에게 하나님이 하시는 뜻밖의 약속으로 시작됩니다.
이사야는 "정의를 지키며 의를 행하라"(1절)는 명령으로 말씀을 엽니다. 이 명령은 자격을 먼저 갖추라는 조건이 아닙니다. 뒤이어 주어지는 약속을 보면 그 순서가 뒤집혀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나의 안식일을 지키며 내가 기뻐하는 일을 선택하며 나의 언약을 굳게 잡는 고자들에게는 내가 내 집에서, 내 성 안에서 아들이나 딸보다 나은 기념물과 이름을 그들에게 주며 영원한 이름을 주어 끊어지지 아니하게 할 것"(4-5절). 자녀를 통해서만 이어질 수 있다고 믿었던 이름이, 하나님의 집 안에서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주어집니다. 자격을 스스로 만들어낼 수 없던 사람에게, 하나님이 자격을 만들어 주십니다.
이 약속의 폭은 이스라엘 한 민족에 갇히지 않습니다. 시편 기자는 "하나님이여 민족들이 주를 찬송하게 하시며 모든 민족들이 주를 찬송하게 하소서"(시 67:3)라고 노래하며, "땅이 그의 소산을 내어 주었으니… 땅의 모든 끝이 하나님을 경외하리로다"(6-7절)라고 고백합니다. 추수의 복이 밭 한 귀퉁이에만 머물지 않듯, 이사야가 선포한 그 이름과 자리도 특정한 자격을 갖춘 몇 사람에게만 머물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 약속이 실제로 어떤 얼굴을 하고 나타나는지를, 마태복음이 몸으로 보여줍니다. 게네사렛에 이르신 예수님께 사람들이 병든 자들을 데려와 "다만 예수의 옷자락에라도 손을 대게 하시기를 간구하니 손을 대는 자는 다 나음을 얻으니라"(마 14:36) 했습니다. 여기에는 신분을 묻는 절차도, 정결 여부를 가리는 문턱도 없습니다. 그런데 이 장면은 사실 뒤집혀 있는 장면입니다. 본래의 질서 안에서라면, 병든 몸이 거룩한 이의 옷자락에 손을 대는 순간 그 부정함이 오히려 옮겨가야 했습니다. 접촉은 언제나 부정한 쪽에서 정한 쪽으로 흘러들어가는 위험이었습니다. 그러나 이 옷자락 앞에서는 그 방향이 완전히 뒤집힙니다. 병자의 손이 닿는 순간, 부정함이 예수께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생명이 병자에게 흘러갑니다.
이것이 바로 이사야가 말로 선포했던 것의 실체입니다. "고자도, 이방인도, 자격 없다 여겨지던 이들도 내 집 안에서 끊어지지 않는 이름을 얻으리라"던 그 약속이, 게네사렛에서는 "자격을 묻지 않는 손길에 닿기만 해도 산다"는 몸의 사건으로 나타납니다. 자격 없이 나아온 이들에게 자격을 만들어주신 하나님이, 이제는 그 접촉의 방향 자체를 뒤집어 그들을 살리십니다.
여러분, 우리 중 누구도 처음부터 자격을 갖추고 하나님 앞에 나온 사람은 없습니다. 스스로를 마른 나무처럼 느끼던 날들, 다가가기엔 부족하다 여기던 순간들이 우리에게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 부족함을 문제 삼지 않으시고, 오히려 우리가 닿는 순간 우리를 살리셨습니다. 그렇다면 이제 우리가 할 일은 분명합니다. 우리 곁에도 스스로를 마른 나무라 여기며 손 내밀기를 주저하는 이들이 있을 것입니다. 그들에게 자격을 묻지 않고, 오히려 그 접촉이 그들을 살리는 자리가 되어 주는 것입니다.
한 주간, 자격을 따지지 않고 다가오는 이를 밀어내지 않는 삶을 살아내시기를 바랍니다. 우리를 살렸던 그 옷자락의 은혜가, 우리를 통해 또 다른 누군가에게 흘러가기를 바랍니다. 축복합니다.
오늘의 기도
하나님, 자격 없다고 느끼던 저희에게 끊어지지 않는 이름을 주시고, 저희가 닿을 때마다 오히려 저희를 살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도 저희 곁에 마른 나무처럼 서 있는 이가 있다면, 자격을 묻지 않고 그를 살리는 손이 되게 하여 주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