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 나눔
7월 11일-시 65:9-13, 사 52:1-6, 요 12:44-50 [주말묵상] 아무도 보지 않는 밭고랑에서, 이미 시작된 이야기
시 65:9-13
9  땅을 돌보사 물을 대어 심히 윤택하게 하시며 하나님의 강에 물이 가득하게 하시고 이같이 땅을 예비하신 후에 그들에게 곡식을 주시나이다
10  주께서 밭고랑에 물을 넉넉히 대사 그 이랑을 평평하게 하시며 또 단비로 부드럽게 하시고 그 싹에 복을 주시나이다
11  주의 은택으로 한 해를 관 씌우시니 주의 길에는 기름 방울이 떨어지며
12  들의 초장에도 떨어지니 작은 산들이 기쁨으로 띠를 띠었나이다
13  초장은 양 떼로 옷 입었고 골짜기는 곡식으로 덮였으매 그들이 다 즐거이 외치고 또 노래하나이다


사 52:1-6
1  시온이여 깰지어다 깰지어다 네 힘을 낼지어다 거룩한 성 예루살렘이여 네 아름다운 옷을 입을지어다 이제부터 할례 받지 아니한 자와 부정한 자가 다시는 네게로 들어옴이 없을 것임이라
2  너는 티끌을 털어 버릴지어다 예루살렘이여 일어나 앉을지어다 사로잡힌 딸 시온이여 네 목의 1)줄을 스스로 풀지어다
3  여호와께서 이와 같이 말씀하시되 너희가 값 없이 팔렸으니 돈 없이 속량되리라
4  주 여호와께서 이와 같이 말씀하시되 내 백성이 전에 애굽에 내려가서 거기에 거류하였고 앗수르인은 공연히 그들을 압박하였도다
5  그러므로 이제 여호와께서 말씀하시되 내 백성이 까닭 없이 잡혀갔으니 내가 여기서 어떻게 하랴 여호와께서 말씀하시되 그들을 관할하는 자들이 떠들며 내 이름을 항상 종일토록 더럽히도다
6  그러므로 내 백성은 내 이름을 알리라 그러므로 그 날에는 그들이 이 말을 하는 자가 나인 줄을 알리라 내가 여기 있느니라


요 12:44-50
44  예수께서 외쳐 이르시되 나를 믿는 자는 나를 믿는 것이 아니요 나를 보내신 이를 믿는 것이며
45  나를 보는 자는 나를 보내신 이를 보는 것이니라
46  나는 빛으로 세상에 왔나니 무릇 나를 믿는 자로 어둠에 거하지 않게 하려 함이로라
47  사람이 내 말을 듣고 지키지 아니할지라도 내가 그를 심판하지 아니하노라 내가 온 것은 세상을 심판하려 함이 아니요 세상을 구원하려 함이로라
48  나를 저버리고 내 말을 받지 아니하는 자를 심판할 이가 있으니 곧 내가 한 그 말이 마지막 날에 그를 심판하리라
49  내가 내 자의로 말한 것이 아니요 나를 보내신 아버지께서 내가 말할 것과 이를 것을 친히 명령하여 주셨으니
50  나는 그의 명령이 영생인 줄 아노라 그러므로 내가 이르는 것은 내 아버지께서 내게 말씀하신 그대로니라 하시니라


아무도 보지 않는 밭고랑에서, 이미 시작된 이야기
추수의 기쁨은 언제부터 시작될까요. 곡식이 노랗게 익어 낫을 댈 때부터일까요, 아니면 아무도 눈여겨보지 않는 새벽, 밭고랑에 물이 스며들던 그 순간부터일까요. 시편 기자는 이렇게 노래합니다. "주께서 밭고랑에 물을 넉넉히 대사 그 이랑을 평평하게 하시며 또 단비로 부드럽게 하시고 그 싹에 복을 주시나이다"(시 65:10). 수확이 눈에 보이기 훨씬 전부터, 하나님은 이미 그 땅을 돌보고 계셨습니다. 우리가 은혜라고 부르는 그 순간은, 사실 하나님께서 오래전부터 조용히 준비해 오신 결과일 때가 많습니다.

이 보이지 않는 준비는 시온을 향한 하나님의 말씀에서 더 선명하게 드러납니다. 시온은 사로잡힌 딸이었습니다. 목에 줄이 매인 채, 자신을 관할하는 자들 앞에서 하나님의 이름조차 종일토록 더럽힘을 당하는 처지였습니다(사 52:5). 그런데 하나님은 그 오랜 수치와 침묵의 시간이 끝나는 지점을 스스로 선언하십니다. "너희가 값 없이 팔렸으니 돈 없이 속량되리라"(사 52:3). 시온이 그 속량을 위해 무언가를 갚아야 했던 것이 아닙니다. 밭이 스스로 물을 대지 못하듯, 시온도 스스로를 풀어낼 수 없었습니다. 속량은 전적으로 하나님의 결정이었고, 하나님의 값 치르심이었습니다.

이 조용한 준비와 값없는 속량은 마침내 한 인격 안에서 온전히 드러납니다. 예수님은 말씀하십니다. "나는 빛으로 세상에 왔나니 무릇 나를 믿는 자로 어둠에 거하지 않게 하려 함이로라"(요 12:46). 밭고랑에 스며들던 물처럼, 시온에게 선포된 속량처럼, 그 빛도 요란한 심판으로 오지 않았습니다. 예수님은 분명히 밝히십니다. "내가 온 것은 세상을 심판하려 함이 아니요 세상을 구원하려 함이로라"(요 12:47). 세 본문이 하나의 흐름으로 만납니다. 준비하시는 하나님, 값없이 속량하시는 하나님, 심판이 아니라 구원을 위해 빛으로 오신 하나님. 이 모두가 같은 한 분의 다른 얼굴입니다.

여러분, 지금 우리의 삶 어딘가에는 아직 아무 열매도 보이지 않는 밭고랑이 있을지 모릅니다. 오랫동안 갚을 길 없는 짐에 목이 매인 채, 스스로도 설명하기 힘든 수치를 견디고 있는 자리가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오늘 본문은 우리에게 말합니다. 그 밭에 이미 물이 대어지고 있다고, 그 목의 줄은 이미 값을 다 치르고 풀렸다고, 그 어둠 속에는 이미 빛이 들어와 있다고 말입니다. 예수님을 믿는다는 것은 이 모든 선언을 사실로 받아들이는 일입니다. "나를 믿는 자는 나를 믿는 것이 아니요 나를 보내신 이를 믿는 것"(요 12:44)이라 하셨으니, 우리가 신뢰하는 것은 결국 준비하고 속량하고 빛으로 찾아오신 그 하나님 자신입니다.

그러므로 우리에게 남은 일은 그 준비와 속량과 빛을 의심하며 여전히 주저앉아 있는 것이 아니라, 이미 이루어진 그 사실 위에서 걸어 나가는 것입니다. 밭이 마침내 곡식으로 뒤덮이듯, 갇혔던 자가 마침내 노래하듯, 우리의 삶도 그렇게 응답할 수 있습니다. "초장은 양 떼로 옷 입었고 골짜기는 곡식으로 덮였으매 그들이 다 즐거이 외치고 또 노래하나이다"(시 65:13). 이 노래는 우연히 터진 감격이 아니라, 오래 준비된 은혜에 대한 지극히 자연스러운 반응입니다.

이번 한 주, 여러분의 삶 속에 아직 열매가 보이지 않는 자리가 있다면, 그것이 곧 하나님이 이미 물을 대고 계신 밭고랑임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값없이 이루신 속량과, 심판이 아닌 구원을 위해 오신 빛을 믿음으로 붙드는 한 주 되시기를 바랍니다. 

오늘의 기도
아무도 보지 않는 곳에서도 밭고랑에 물을 대시는 하나님, 우리의 삶에도 보이지 않는 손길로 이미 준비하고 계심을 믿게 하옵소서. 갚을 수 없던 우리를 값없이 속량하신 은혜를 잊지 않게 하시고, 심판이 아니라 구원을 위해 빛으로 오신 예수님을 온전히 신뢰하며 걸어가게 하옵소서. 아직 열매가 보이지 않아 낙심되는 자리마다 이미 시작된 하나님의 일하심을 바라보게 하시고, 마침내 곡식으로 덮인 골짜기처럼 우리의 삶도 기쁨의 노래로 채워지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7/11/2026 6:01:00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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