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2
1 어찌하여 이방 나라들이 1)분노하며 민족들이 헛된 일을 꾸미는가
2 세상의 군왕들이 나서며 관원들이 서로 꾀하여 여호와와 그의 기름 부음 받은 자를 대적하며
3 우리가 그들의 맨 것을 끊고 그의 결박을 벗어 버리자 하는도다
4 하늘에 계신 이가 웃으심이여 주께서 그들을 비웃으시리로다
5 그 때에 분을 발하며 진노하사 그들을 놀라게 하여 이르시기를
6 내가 나의 왕을 내 거룩한 산 시온에 세웠다 하시리로다
7 내가 여호와의 명령을 전하노라 여호와께서 내게 이르시되 너는 내 아들이라 오늘 내가 너를 낳았도다
8 내게 구하라 내가 이방 나라를 네 유업으로 주리니 네 소유가 땅 끝까지 이르리로다
9 네가 철장으로 그들을 깨뜨림이여 질그릇 같이 부수리라 하시도다
10 그런즉 군왕들아 너희는 지혜를 얻으며 세상의 재판관들아 너희는 교훈을 받을지어다
11 여호와를 경외함으로 섬기고 떨며 즐거워할지어다
12 그의 아들에게 입맞추라 그렇지 아니하면 진노하심으로 너희가 길에서 망하리니 그의 진노가 급하심이라 여호와께 피하는 모든 사람은 다 복이 있도다
왕상 21:20-29
20 아합이 엘리야에게 이르되 내 대적자여 네가 나를 찾았느냐 대답하되 내가 찾았노라 네가 네 자신을 팔아 여호와 보시기에 악을 행하였으므로
21 여호와의 말씀이 내가 재앙을 네게 내려 너를 쓸어 버리되 네게 속한 남자는 이스라엘 가운데에 매인 자나 놓인 자를 다 멸할 것이요
22 또 네 집이 느밧의 아들 여로보암의 집처럼 되게 하고 아히야의 아들 바아사의 집처럼 되게 하리니 이는 네가 나를 노하게 하고 이스라엘이 범죄하게 한 까닭이니라 하셨고
23 이세벨에게 대하여도 여호와께서 말씀하여 이르시되 개들이 이스르엘 성읍 곁에서 이세벨을 먹을지라
24 아합에게 속한 자로서 성읍에서 죽은 자는 개들이 먹고 들에서 죽은 자는 공중의 새가 먹으리라고 하셨느니라 하니
25 예로부터 아합과 같이 그 자신을 팔아 여호와 앞에서 악을 행한 자가 없음은 그를 그의 아내 이세벨이 충동하였음이라
26 그가 여호와께서 이스라엘 자손 앞에서 쫓아내신 아모리 사람의 모든 행함 같이 우상에게 복종하여 심히 가증하게 행하였더라
27 아합이 이 모든 말씀을 들을 때에 그의 옷을 찢고 굵은 베로 몸을 동이고 금식하고 굵은 베에 누우며 또 풀이 죽어 다니더라
28 여호와의 말씀이 디셉 사람 엘리야에게 임하여 이르시되
29 아합이 내 앞에서 겸비함을 네가 보느냐 그가 내 앞에서 겸비하므로 내가 재앙을 저의 시대에는 내리지 아니하고 그 아들의 시대에야 그의 집에 재앙을 내리리라 하셨더라
막 9:9-13
9 그들이 산에서 내려올 때에 예수께서 경고하시되 인자가 죽은 자 가운데서 살아날 때까지는 본 것을 아무에게도 이르지 말라 하시니
10 그들이 이 말씀을 마음에 두며 서로 문의하되 죽은 자 가운데서 살아나는 것이 무엇일까 하고
11 이에 예수께 묻자와 이르되 어찌하여 서기관들이 엘리야가 먼저 와야 하리라 하나이까
12 이르시되 엘리야가 과연 먼저 와서 모든 것을 회복하거니와 어찌 인자에 대하여 기록하기를 많은 고난을 받고 멸시를 당하리라 하였느냐
13 그러나 내가 너희에게 이르노니 엘리야가 왔으되 기록된 바와 같이 사람들이 함부로 대우하였느니라 하시니라
마라톤 선수가 본 경기에 앞서 신발 끈을 고쳐 매듯, 우리에게는 영적 경주를 앞두고 마음을 가다듬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이제 곧 2026년의 사순절이 시작됩니다. 2월 18일 '재의 수요일'부터 시작될 이 40일의 여정은 단순히 고기를 먹지 않거나 취미를 참는 고행의 시간이 아닙니다. 그것은 삶의 무게 중심을 나에게서 십자가로 옮겨 심는 영적인 재배치 기간입니다. 세상 나라들이 분노하고 민족들이 헛된 일을 꾸미며 스스로 왕이 되려 하는 소란스러운 현실 속에서(시 2:1-2), 잠시 멈추어 서서 영혼의 불순물을 걷어내고 오직 예수 그리스도의 흔적만을 남기기로 작정하는 시간입니다.
우리는 살면서 끊임없이 나만의 '견고한 성터'를 닦으려 애씁니다. 그러나 성경은 이스라엘 역사상 가장 악한 왕이라 평가받는 아합조차 하나님의 준엄한 심판 앞에 옷을 찢고 굵은 베를 몸에 동이며 스스로를 낮추었을 때, 하나님이 그 작은 '겸비함'을 보시고 재앙을 늦추시는 긍휼을 베푸셨음을 보여줍니다(왕상 21:27-29). 아무리 견고해 보이는 인간의 권세라 할지라도 하나님의 말씀 앞에 자신을 꺾고 낮아질 때 비로소 생명의 기회를 얻게 됩니다. 이번 사순절은 우리 내면의 '아합'과 같은 오만을 꺾고, 하나님 앞에서 가장 정직하고 낮은 모습으로 돌아가는 거룩한 연습의 장이 되어야 합니다.
이러한 낮아짐의 극치는 변화산에서 영광스러운 광채를 보여주셨던 예수께서 다시 고난의 현장으로 내려오시는 장면에서 절정을 이룹니다. 제자들은 영광 속에 머무는 초막 셋을 꿈꾸었으나, 주님은 인자가 많은 고난을 받고 멸시를 당해야 함을 예고하시며 산 아래 고통의 현장으로 걸어 내려오셨습니다(막 9:10-13). 하나님 나라는 변화산 위 영광 속에 안주하는 우리의 힘으로 세워지는 것이 아니라, 십자가라는 철저한 자기 비움과 죽음을 통과할 때 비로소 삶의 실제가 됩니다. 영광의 산을 뒤로하고 고난의 골짜기를 선택하신 주님의 그 발걸음이 바로 우리가 따라가야 할 사순절의 지도입니다.
사순절은 우리에게 '거룩한 불편함'을 요구합니다. 누군가는 시간을 떼어 기도의 자리를 지키기로 할 것이고, 누군가는 자신의 가장 소중한 에너지를 쏟았던 무언가를 잠시 내려놓기로 결단할 것입니다. 이러한 결단이 없다면 사순절은 그저 매년 돌아오는 지루한 종교적 관습에 그치고 맙니다. 주님은 "날마다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여기서 '날마다'라는 단어는 매 순간 선택해야 하는 '의지'를 의미합니다. 나를 증명하려는 욕망을 죽이고, 하나님의 뜻이 내 삶을 통해 증명되기를 구하는 것, 그것이 이번 사순절 우리가 짊어져야 할 십자가의 본질입니다.
다가올 40일, 당신은 어떤 십자가를 지고 주님 곁에 서시겠습니까? 거창한 구호보다는 생활의 쉴 틈 없는 분주함 속에 주님을 위해 기꺼이 비워둘 '거룩한 여백'을 마련해 보았으면 합니다. 그 여백을 하나님과 나만이 아는 '나만의 골방'으로 삼아 기도의 눈물로 채울 때, 비로소 사순절은 삶을 변화시키는 실제적인 능력이 될 것입니다. 우리는 땅에 발을 딛고 살아가지만 보이지 않는 하나님 나라의 통치를 받는 존재들이기에, 세상의 지혜나 힘을 의지하기보다 주님의 낮아지심과 희생을 따라가야 합니다. 십자가의 고난 없이는 영광의 본질을 결코 이해할 수 없다는 주님의 경고를 기억하며, 내면의 작은 공간부터 주님께 내어드리는 연습을 시작해 봅시다.
부활의 영광은 골고다의 험한 길을 묵묵히 걸어낸 사람에게만 주어지는 선물입니다. 오늘 우리는 자신의 힘으로 세상을 정복하려 애쓰고 있습니까, 아니면 주님이 가신 낮아짐의 길을 따라가며 주님의 얼굴을 구하고 있습니까? 이번 사순절, 주님의 고난에 깊이 잠겨 그분의 심장 소리를 듣는 참된 제자의 길을 함께 걷게 되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하나님 나라는 이미 일상 안에 십자가와 부활의 신비로 상륙해 있습니다. 그 신비 속으로 담대히 걸어 들어가는 40일이 되기를 축복합니다.
[함께 드리는 기도]
십자가의 길을 먼저 걸어가신 주님, 사순절을 앞두고 흐트러진 마음을 다시금 주님께로 향하게 하소서. 세상의 권력과 소유를 자랑하며 스스로 왕이 되려 했던 저의 교만을 용서하여 주옵소서. 아합의 작은 겸비함에도 마음을 돌리시는 주님의 긍휼을 기억하며, 날마다 주님 앞에서 자신을 낮추고 십자가의 길을 따르는 진실한 제자가 되게 하소서. 보이지 않는 하나님 나라를 오늘 나의 일상 속에서 희생과 섬김으로 살아내게 하시고, 부활의 주님이 주시는 영원한 생명의 빛 안에서 흔들리지 않는 평강을 누리게 하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