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 나눔
주중 인사를 위한 묵상 - 내가 본 것을 증언하노라(사도행전 26장 1-23절)
사도행전 26장 1-23절


1   아그립바 왕이 바울에게 말하였다. "할 말이 있으면 해도 된다." 바울이 손을 뻗치고 변호하기 시작하였다.

2   "아그립바 임금님, 오늘 내가 전하 앞에서 유대 사람이 나를 걸어서 고발하는 모든 일에 대하여 변호하게 된 것을 다행으로 생각합니다.

3   그것은 특히 임금님께서 유대 사람의 풍속과 쟁점들을 모두 잘 알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아무쪼록 내 말을 끝까지 참으시고 들어 주시기 바랍니다.

4   내가 젊었을 때부터 살아온 삶을 모든 유대 사람이 알고 있습니다. 곧 그들은 내가 내 동족 가운데서, 그리고 예루살렘에서, 처음부터 어떻게 살았는지를 알고 있습니다.

5   그들은 오래 전부터 나를 알고 있었으므로, 증언하려고 마음만 먹으면, 그들은 내가 우리 종교의 가장 엄격한 파를 따라 바리새파 사람으로 살아왔다는 것을 인정할 것입니다.

6   지금 나는, 하나님께서 우리 조상들에게 주신 약속에 소망을 두고 있기 때문에, 여기에 서서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7   우리 열두 지파는 밤낮으로 열심히 하나님을 섬기면서, 그 약속이 이루어지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전하, 나는 바로 이 소망 때문에 유대 사람에게 고발을 당한 것입니다.

8   여러분은 어찌하여, 하나님께서 죽은 사람들을 살리신다는 것을 믿을 수 없는 일로 여기십니까?

9   사실, 나도 한때는, 나사렛 예수의 이름을 반대하는 데에, 할 수 있는 온갖 일을 다 해야 한다고 생각하였습니다.

10   그래서 나는 그런 일을 예루살렘에서 하였습니다. 나는 대제사장들에게서 권한을 받아 가지고 많은 성도를 옥에 가두었고, 그들이 죽임을 당할 때에 그 일에 찬동하였습니다.

11   그리고 회당마다 찾아가서, 여러 번 그들을 형벌하면서, 강제로 신앙을 부인하게 하려고 하였습니다. 나는 그들에 대한 분노가 극도에 다다랐으므로, 심지어 외국의 여러 도시에까지 박해의 손을 뻗쳤습니다."



바울이 자기의 회개를 이야기하다(행 9:1-19; 22:6-16)

12   "한번은 내가 이런 일로 대제사장들에게서 권한과 위임을 받아 가지고 다마스쿠스로 가고 있었습니다.

13   임금님, 나는 길을 가다가, 한낮에 하늘에서부터 해보다 더 눈부신 빛이 나와 내 일행을 둘러 비추는 것을 보았습니다.

14   우리는 모두 땅에 엎어졌습니다. 그 때에 히브리 말로 나에게 '사울아, 사울아, 너는 어찌하여 나를 핍박하느냐? 가시 돋친 채찍을 발길로 차면, 너만 아플 뿐이다' 하고 말하는 음성을 들었습니다.

15   그래서 내가 '주님, 누구십니까?' 하고 물었더니, 주님께서 '나는 네가 핍박하는 예수이다.

16   자, 일어나서, 발을 딛고 서라. 내가 네게 나타난 목적은, 너를 일꾼으로 삼아서, 네가 나를 본 것과 내가 장차 네게 보여 줄 일의 증인이 되게 하려는 것이다.

17   나는 이 백성과 이방 사람들 가운데서 너를 건져내어, 이방 사람들에게로 보낸다.

18   이것은 그들의 눈을 열어 주어서, 그들이 어둠에서 빛으로 돌아서고, 사탄의 세력에서 하나님께로 돌아오게 하며, 또 그들이 죄사함을 받아서 나에 대한 믿음으로 거룩하게 된 사람들 가운데 들게 하려는 것이다' 하고 말씀하셨습니다."



바울이 신문자들에게 전도하다

19   "그러므로 아그립바 임금님, 나는 하늘로부터 받은 환상을 거역하지 않고,

20   먼저 다마스쿠스와 예루살렘에 있는 사람들에게, 다음으로 온 유대 지방 사람들에게, 나아가서는 이방 사람들에게, 회개하고 하나님께로 돌아와서, 회개에 합당한 일을 하라고 전하였습니다.

21   이런 일들 때문에, 유대 사람들이 성전에서 나를 붙잡아서 죽이려고 하였습니다.

22   그러나 내가 이 날까지, 하나님의 도우심을 받아서, 낮은 사람에게나 높은 사람에게나 이렇게 서서 증언하고 있는데, 예언자들과 모세가 장차 그렇게 되리라고 한 것밖에는 말한 것이 없습니다.

23   그것은 곧, 그리스도는 고난을 당하셔야 한다는 것과, 그는 죽은 사람들 가운데서 가장 먼저 부활하신 분이 되셔서, 이스라엘 백성과 이방 사람들에게 빛을 선포하시리라는 것입니다."



화려한 의복을 입은 아그립바 왕과 베스도 총독, 그리고 고위 관료들이 도열한 재판정에 쇠사슬에 묶인 바울이 섰습니다. 보통의 피고인이라면 살기 위해 자신의 무죄를 법리적으로 주장하거나 감정에 호소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바울은 자신을 위한 '변호사'가 되기를 포기하고, 예수 그리스도의 '증인'이 되기를 자처합니다. 그는 "나는 죄가 없습니다"라고 방어하는 대신, "나는 예전에 박해자였으나, 다메섹의 빛을 만난 후 이렇게 변화되었습니다"라고 선포합니다. 법정에서 가장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사람은 화려한 언변을 가진 변호사가 아니라, 사건의 실체를 직접 경험한 '목격자'임을 바울은 알고 있었던 것입니다.

바울의 증언이 충격적인 이유는 그가 자신의 가장 감추고 싶은 과거, 즉 예수의 이름을 대적하고 성도들을 죽음으로 내몰았던 '박해자 사울'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드러냈기 때문입니다. 그는 자신의 수치스러운 과거를 숨기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그 깊은 어둠이 있었기에, 다메섹 도상에서 그를 찾아오신 예수 그리스도의 빛이 얼마나 밝고 강력했는지가 더 선명하게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주님은 그에게 "너를 일꾼으로 삼아 네가 본 것의 증인이 되게 하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의 사명은 논쟁에서 이기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보고 들은 것을 통해 사람들의 눈을 뜨게 하고 어둠에서 빛으로 돌아오게 하는 것이었습니다.

이러한 바울의 모습은 마치 알코올 중독자 치료 모임(AA)에서 일어나는 치유의 원리와 같습니다. 그곳에서 가장 큰 권위를 가지는 사람은 의학적 지식을 가진 의사가 아니라, 처절한 실패를 딛고 일어선 '회복된 중독자'입니다. "술을 끊으십시오"라는 의사의 말은 훈계로 들리지만, "나도 당신처럼 쓰레기통을 뒤져 술병을 찾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나 위대하신 힘의 도우심으로 나는 새 삶을 얻었습니다"라는 회복자의 고백은 절망에 빠진 영혼을 건져 올리는 구원의 밧줄이 됩니다. 바울은 자신의 치명적인 상처와 부끄러운 과거를 복음의 빛 아래서 재해석함으로써, 죄인들을 하나님께로 인도하는 '상처 입은 치유자(Wounded Healer)'가 된 것입니다.

오늘 우리에게 필요한 것도 복잡한 신학적 논리나 세상이 감탄할 만한 성공담이 아닙니다. "내가 만난 예수, 내 삶을 뒤집어 놓은 그분"에 대한 솔직한 고백입니다. 바울처럼 나만 아는 은밀한 체험, 혹은 나의 가장 아픈 상처마저도 주님 안에서 해석될 때, 그것은 누군가를 어둠에서 빛으로 인도하는 가장 강력한 증거가 됩니다. 우리가 세상 앞에서 내놓을 수 있는 최고의 변증은 논리가 아니라, 예수님을 만난 후 변화된 우리의 삶 그 자체입니다.

[함께 기도할 제목]
주님, 저의 신앙이 머리로만 동의하는 관념에 머물지 않게 하소서. 바울처럼 "내가 보았고, 내가 만났다"고 고백할 수 있는 생생한 체험의 신앙이 되게 하소서. 그리하여 나의 부끄러운 과거와 상처마저도 세상 사람들에게 예수 그리스도의 살아계심을 보여주는 흔들릴 수 없는 증거로 사용되게 하소서.
12/20/2025 8:54:00 AM

There is no comment yet...
의견 등록을 하시려면 로그인 하셔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