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 나눔
주중 인사를 위한 묵상-나의 달려갈 길을 마칠 때에 (사도행전 20장 17-37절)
사도행전 20장 17-37절

17   바울이 밀레도에서 에베소로 사람을 보내어, 교회 장로들을 불렀다.

18   장로들이 오니, 바울이 그들에게 말하였다. "여러분은, 내가 아시아에 발을 들여놓은 첫날부터, 여러분과 함께 그 모든 시간을 어떻게 지내왔는지를 잘 아십니다.

19   나는 겸손과 많은 눈물로, 주님을 섬겼습니다. 그러는 가운데 나는 또, 유대 사람들의 음모로 내게 덮친 온갖 시련을 겪었습니다.

20   나는 또한 유익한 것이면 빼놓지 않고 여러분에게 전하고, 공중 앞에서나 각 집에서 여러분을 가르쳤습니다.

21   나는 유대 사람에게나 그리스 사람에게나 똑같이, 회개하고 하나님께로 돌아올 것과 우리 주 예수를 믿을 것을, 엄숙히 증언하였습니다.

22   보십시오. 이제 나는 성령에 매여서, 예루살렘으로 가는 길입니다. 거기서 무슨 일이 내게 닥칠지, 나는 모릅니다.

23   다만 내가 아는 것은, 성령이 내게 일러주시는 것뿐인데, 어느 도시에서든지, 투옥과 환난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입니다.

24   그러나 내가 나의 달려갈 길을 다 달리고, 주 예수께 받은 사명, 곧 하나님의 은혜의 복음을 증언하는 일을 다하기만 하면, 나는 내 목숨이 조금도 아깝지 않습니다.

25   나는 여러분 가운데로 들어가서, 그 나라를 선포하였습니다. 그런데 이제 나는 여러분 모두가 내 얼굴을 다시는 보지 못하리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26   그러므로 나는 오늘 여러분에게 엄숙하게 증언합니다. 여러분 가운데서 누가 구원을 받지 못하는 일이 있더라도, 내게는 아무런 책임이 없습니다.

27   그것은, 내가 주저하지 않고 여러분들에게 하나님의 모든 경륜을 전해 주었기 때문입니다.

28   여러분은 자기 자신을 잘 살피고 양 떼를 잘 보살피십시오. 성령이 여러분을 양 떼 가운데에 감독으로 세우셔서, 하나님께서 자기 아들의 피로 사신 교회를 돌보게 하셨습니다.

29   내가 떠난 뒤에, 사나운 이리들이 여러분 가운데로 들어와서, 양 떼를 마구 해하리라는 것을 나는 압니다.

30   바로 여러분 가운데서도, 제자들을 이탈시켜서 자기를 따르게 하려고, 어그러진 것을 말하는 사람들이 나타날 것입니다.

31   그러므로 여러분은 깨어 있어서, 내가 삼 년 동안 밤낮 쉬지 않고 각 사람을 눈물로 훈계하던 것을 기억하십시오.

32   나는 이제 하나님과 그의 은혜로운 말씀에 여러분을 맡깁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여러분을 튼튼히 세울 수 있고, 거룩하게 된 모든 사람들 가운데서 여러분으로 하여금 유업을 차지하게 할 수 있습니다.

33   나는 누구의 은이나 금이나 옷을 탐낸 일이 없습니다.

34   여러분이 아는 대로, 나는 나와 내 일행에게 필요한 것을 내 손으로 일해서 마련하였습니다.

35   나는 모든 일에서 여러분에게 본을 보였습니다. 이렇게 힘써 일해서 약한 사람을 도와주는 것이 마땅합니다. 그리고 주 예수께서 친히 '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더 복이 있다' 하신 말씀을 반드시 명심해야 합니다."

36   바울은 말을 마치고 나서, 무릎을 꿇고 그들과 함께 기도하였다.

37   그리고 모두 실컷 울고서, 바울의 목을 끌어안고, 입을 맞추었다.


밀레도에 잠시 머문 바울은,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만남을 위해 에베소 교회의 장로들을 불러 모읍니다. 이 자리에서 그는 자신의 지난 3년간의 사역을 회고하며, 겸손과 눈물, 그리고 수많은 시련 속에서도 오직 주님만을 섬기며 유익한 복음의 말씀을 하나도 남김없이 전했음을 상기시킵니다. 그의 과거에 대한 회고는 자기 자랑이 아니라, 앞으로 그들이 따라야 할 목양의 본질이자 진실한 삶의 증거였습니다.

과거에 대한 회고에 이어, 바울은 성령에 이끌려 예루살렘으로 향하는 자신의 미래를 담담히 나눕니다. 그는 가는 곳마다 투옥과 환난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알지만, "하나님의 은혜의 복음을 증언하는 일"이라는 주 예수께 받은 사명을 다하기 위해서라면 자기 목숨조차 아깝지 않다고 고백합니다. 이는 자신의 안위보다 하나님의 부르심을 더 중요하게 여겼던 그의 삶의 핵심 가치를 보여줍니다. 그의 삶의 목적은 '오래 사는 것'이 아니라 '맡겨진 길을 끝까지 달려가는 것'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바울은 이 사명의 바통을 에베소 장로들에게 넘깁니다. 그는 교회가 "하나님께서 자기 아들의 피로 사신" 얼마나 존귀한 공동체인지를 일깨우며, 맹렬한 이리들로부터 양 떼를 지키고 돌볼 것을 눈물로 호소합니다. 그는 자신이 손수 일하며 약한 자를 도왔던 것처럼, 장로들 또한 탐심 없이 "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더 복이 있다"는 주님의 말씀을 삶으로 실천하라고 권면합니다. 이 고별 설교는 단순히 직무 인수인계가 아니라, 한 사람의 삶 전체가 응결된 뜨거운 유언이자, 모든 시대의 신자들이 달려가야 할 길을 비추는 등불과 같습니다.

성인이 된 자녀를 먼 곳으로 떠나보내는 부모는 마지막으로 자녀의 손을 붙잡고 이야기합니다. "어디 가서든 밥 잘 챙겨 먹고, 나쁜 사람 조심하고, 정직하게 살아야 한다. 우리는 늘 너를 위해 기도할게." 이 말 속에는 새로운 정보는 없습니다. 모두 자녀가 이미 알고 있는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이 말에는 지난 수십 년간의 사랑과 헌신, 그리고 자녀의 미래를 향한 간절한 염원이 모두 담겨 있습니다. 바울이 에베소 장로들을 향해 "깨어 있으라"고 말하며 눈물로 훈계하던 것을 기억하라고 당부하는 모습은, 사랑하는 영적 자녀들을 세상에 남겨두고 떠나야 하는 영적 부모의 애끓는 심정을 보여줍니다.


[함께 기도할 제목]
하나님, 제게 맡겨주신 삶의 경주를 마치는 날까지, 바울과 같은 순전한 열정과 헌신을 허락하여 주옵소서. 제 안위보다 주님의 복음과 교회를 더 사랑하게 하시고, 눈물과 겸손으로 섬기며 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복되다는 말씀을 삶으로 증명하게 하소서.

10/18/2025 9:21:00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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