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 나눔
주중 인사를 위한 묵상 (9/13) - 사도행전 18장 1-17절
사도행전 18장 1-17절
이 도시에는 나의 백성이 많다

1   그 뒤에 바울은 아테네를 떠나서, 고린도로 갔다.

2   거기서 그는 본도 태생인 아굴라라는 유대 사람을 만났다. 아굴라는 글라우디오 황제가 모든 유대 사람에게 로마를 떠나라는 칙령을 내렸기 때문에, 얼마 전에 그의 아내 브리스길라와 함께 이탈리아에서 온 사람이다. 바울은 그들을 찾아갔는데,

3   생업이 서로 같으므로, 바울은 그들 집에 묵으면서 함께 일을 하였다. 그들의 직업은 천막을 만드는 일이었다.

4   바울은 안식일마다 회당에서 토론을 벌이고, 유대 사람과 그리스 사람을 설득하려 하였다.

5   실라와 디모데가 마케도니아에서 내려온 뒤로는, 바울은 오직 말씀을 전하는 일에만 힘을 쓰고, 예수가 그리스도이심을 유대 사람들에게 밝혀 증언하였다.

6   그러나 유대 사람들이 반대하고 비방하므로, 바울은 그의 옷에서 먼지를 떨고서, 그들에게 말하였다. "여러분이 멸망을 받으면, 그것은 오로지 여러분의 책임이지 나의 잘못은 아닙니다. 이제 나는 이방 사람에게로 가겠습니다."

7   바울은 거기를 떠나서, 디디오 유스도라는 사람의 집으로 갔는데, 그는 이방 사람으로서, 하나님을 공경하는 사람이고, 그의 집은 바로 회당 옆에 있었다.

8   회당장인 그리스보는 그의 온 집안 식구와 함께 주님을 믿는 신자가 되었다. 그리고 고린도 사람 가운데서도 많은 사람이 바울의 말을 듣고서, 믿고 세례를 받았다.

9   그런데 어느 날 밤에, 환상 가운데 주님께서 바울에게 말씀하셨다. "무서워하지 말아라. 잠자코 있지 말고, 끊임없이 말하여라.

10   내가 너와 함께 있으니, 아무도 너에게 손을 대어 해하지 못할 것이다. 이 도시에는 나의 백성이 많다."

11   바울은 그들 가운데서 하나님의 말씀을 가르치면서, 일 년 육 개월 동안 머물렀다.

12   그러나 갈리오가 아가야 주 총독으로 있을 때에, 유대 사람이 한패가 되어 바울에게 달려들어, 그를 재판정으로 끌고 가서,

13   "이 사람은 법을 어기면서, 하나님을 공경하라고 사람들을 선동하고 있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14   바울이 막 입을 열려고 할 때에, 갈리오가 유대 사람에게 말하였다. "유대 사람 여러분, 사건이 무슨 범죄나 악행에 관련된 일이면, 내가 여러분의 송사를 들어주는 것이 마땅할 것이오.

15   그러나 문제가 언어와 명칭과 여러분의 율법에 관련된 것이면, 여러분이 스스로 알아서 처리하시오. 나는 이런 일에 재판관이 되고 싶지 않소."

16   그래서 총독은 그들을 재판정에서 몰아냈다.

17   그들은 회당장 소스데네를 붙들어다가 재판정 앞에서 때렸다. 그러나 갈리오는 이 일에 조금도 참견하지 않았다.



아테네를 떠나 상업적으로 번성했지만 도덕적으로 타락했던 도시 고린도에 도착한 바울은, 그곳에서 평생의 동역자인 아굴라와 브리스길라 부부를 만납니다. 그는 생계를 위해 함께 천막을 만드는 일을 하면서도 안식일마다 회당에서 예수가 그리스도이심을 전했습니다. 그러나 이곳에서도 유대인들의 거센 반대와 비방에 부딪혔고, 기대만큼 복음의 열매가 맺히지 않는 상황 속에서 그는 깊은 낙심과 두려움에 빠졌던 것으로 보입니다.

바로 그 지친 밤, 주님께서 환상 가운데 바울에게 나타나 말씀하십니다. "무서워하지 말아라. 잠자코 있지 말고, 끊임없이 말하여라. 내가 너와 함께 있으니, 아무도 너에게 손을 대어 해하지 못할 것이다. 이 도시에는 나의 백성이 많다." 이 음성은 세 가지 중요한 약속을 담고 있습니다. 첫째, 상황과 상관없이 내가 너와 '함께한다'는 임재의 약속입니다. 둘째, 그러므로 '두려워 말고 계속 복음을 전하라'는 사명의 재확인입니다. 셋째, 지금은 보이지 않지만 '이 도시에는 구원받을 내 백성이 많다'는 희망의 약속입니다.

이 주님의 격려는 외부의 박해와 내부의 낙심으로 지쳐있던 바울에게 다시 일어설 힘을 주었고, 그는 고린도에서 1년 6개월이나 머물며 담대히 복음을 전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 역시 복음을 전하거나 하나님의 뜻을 따라 살다가 거절과 무응답, 혹은 박해로 인해 지치고 낙심할 때가 있습니다. 바로 그때, 바울에게 주셨던 이 음성을 기억해야 합니다. 우리의 사역은 결코 혼자 하는 일이 아니며, 그 열매는 우리의 눈이 아닌 하나님의 눈에 달려있습니다. 주님의 함께하심을 믿고, 보이지 않는 그분의 백성을 신뢰하며, 오늘의 자리에서 꾸준히 복음의 씨앗을 뿌리는 것이 우리의 사명입니다.

천문학자들은 새로운 별을 찾을 때, 보고자 하는 지점을 똑바로 쳐다보지 않고 그 바로 옆의 어두운 허공을 본다고 합니다. '주변시'를 이용하는 것인데, 눈의 중심보다 주변부에 빛에 민감한 세포가 더 많아 오히려 희미한 별빛을 더 잘 포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사역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기대하는 '열매'라는 한 지점만 똑바로 쳐다보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 쉽게 낙심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시선을 돌려 우리와 '함께하시는 하나님'이라는 더 크고 신실한 현실을 바라볼 때, 비로소 희미하게 빛나고 있는 '하나님의 예비된 백성'이라는 별들을 발견하게 됩니다.

[함께 기도할 제목]
복음을 전하다가 마주하는 거절과 무응답으로 인해 낙심하고 두려워질 때, "내가 너와 함께한다"는 주님의 약속을 기억하게 하시고, 눈에 보이는 열매가 아닌 보이지 않는 하나님의 백성을 신뢰하며 담대히 말씀을 선포하게 하소서.
9/13/2025 4:30:00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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