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6시.
하늘은 어제 먹은것이 체한것마냥 우중중한 검은구름을 한가득 안고 있었다.
그러나 이미 해는 떠오른터라 바깥을 향해 걸음을 옮기기엔 손색없는 시간이다.
여느날과 마찬가지로 드문드문 앉은 몇사람만이 소리없는 침묵의 기도가 큰 교회당을 감싸고 있다.
‘성령이여 강림하사 나를 감화 하시고…’ 흘러나오는 음악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마음속으로 찬송을 따라해본다.
대부분의 날이 그렇듯 머리만 숙였지 이런저런 생각에 사로잡히다
마침내 마음이 집중되어 하나님을 향하여 소리를 내게 되는것은 진정 성령님의 도우심이 아닐수없다.
얼마쯤 지났을까..
눈감은 눈앞이 번쩍이더니 우뢰소리가 교회지붕을 날리듯 소리치기 시작..쏫아지는 빗소리는 가슴을 서늘케하는 기습성 폭우다.
우산도, 셀폰도 없으니 느긋하게 기도하다 비가 멈추면 집으로 가야겠다는 다짐을 깡그리 무시하듯 울려퍼지던 음악이 꺼지자 자동으로 몸이 벌떡 일어났다.
왠만한 비 맞는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나 이지만 바깥세상은 온통 나무들과 풀들의 잔치로 요란했다.
인기척하나 없는 적막한 교회당 이곳저곳을 휘 둘러보다
내 눈길이 꽃힌것은 빈 우산받이통.
‘ 에이 누구 한사람 좀 잊어버리고 가면 좋을걸..’
이기적인 생각을 하며 그래도 아쉬운 마음에 걸음을 떼어 덩그라니 놓여진 통안을 드려다보는데,
어여쁘디 어어쁜 분홍 우산 하나가 빈통인줄 알았던 통 바닥에 새색씨 절하듯 나앞작 엎드려 있는것이 아닌가!!
‘오마낫! 이거이.. 야~야홋! 으흐흐..’
방정대는 내 모습위로 빙그레 웃고 계신 하나님이 느껴진다.
‘ 하나님, 우산은 내일 조용히 갖다 놓을께요. 감사해요. 알라븅. 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