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정원 가꾸기
저 멀리 언덕이 보입니다. 지난 기간 동안 보아온 언덕과는 사뭇 다릅니다. 이번 겨울 우기동안 많은 비가 내렸기 때문입니다. 잠시 노란색 꽃과 푸르른 잔디로 잠시 물들어 있다가 광야의 색깔로 이내 물들던 오렌지 카운티 한 동네 작은 산이 그야말로 푸르름으로 가득합니다. 물이 공급하는 생명력이 저 작은 언덕에 있는 생명체들로 힘차게 자라게 한 결과입니다.
‘클라네클리’라는 작은 마을에 있는 선교 센터를 오고 갈 때 마다 보았던, 영국 특유의 녹음이 짙은 고즈넉한 풍경이 생각납니다. 그 작지만 아름다웠던 풍경에 견주어도 손색이 없는 모습을 보며 회상에 잠깁니다. 몽골 선교사로 들어가기 전 담임목사님이 선교단체에 가서 잠시라도 훈련을 받고 들어가라고 배려해 주셨습니다. 여기 저기 알아보다가 영국 웨일즈에 있는 Nations 라는 단체에 가서 훈련 받게 되었습니다.
롤랜드 에반스 선교사님은 여든 가까운 고령이셨습니다. 영국 교회의 부흥기에 수많은 청소년들을 주께로 이끌었고, 수 많은 청년들을 선교사로 훈련시켜 열방으로 파송한 분이셨습니다. 여전히 탁월한 가르침으로 선교사 초년병인 저의 심령을 준비하게 해 주셨습니다.
그분의 가르침 중 저의 마음을 울린 말이 있습니다. “Follow your heart” 인본주의적 가르침이 아니었습니다. 동행하시는 하나님에 대한 추구와 갈망을 가지고, 내주하시는 성령 하나님이 주시는 감동에 순수하게 반응하며 하나님의 뜻을 이루는 삶을 살라는 말씀이었습니다. 그리스도를 따르는 삶은 마음에서 승부가 나는 셈 입니다.
정원사들의 손길이 정기적으로 동네 구석구석에 닿습니다. 예년과 다르게 꽃의 자태도 다릅니다. 작은 동네를 거닐다가 만나는 이름 모르는 꽃들이 저를 반겨 줍니다. 작은 꽃들이지만 하나님의 창조의 경이로움을 보여주는데 있어서 꼭 그랜드 캐년 이나, 요세미티 공원의 스팩터클한 풍광이 아니어도 충분한 것임을 이제야 발견하게 됩니다. 가까이 가 보면 또 다른 세계를 만나게 됩니다. 말할 수 없는 위로와 가르침을 베풉니다.
한 선배의 가르침이 생각납니다. “하나님과 동행하고 싶으십니까? 당신의 마음에 있는 정원을 잘 가꾸십시오. 당신의 마음 안에는 생각 밖으로 독초도 자라나고 큼지막한 돌덩어리들이 있습니다. 잡초를 뽑아내고, 때로는 돌짝밭 같은 마음의 영역을 기경하여야 합니다. ....”
신앙으로 살아간다고 하면서, 그 신앙이 나의 마음을 굳어 버리게 하는 것을 문득 발견합니다. 아름다운 꽃들을 피어 내는 것이 아닌, 하나님이 심지 않은 것을 더욱 자라게 하는 마음의 자양분이 나를 장악하는 때가 있음을 발견하고 소스라치게 놀라게 됩니다.
이럴 때는 저의 마음을 좇아가는 것이 위험합니다. 나의 마음에 무엇이 자라고 있는지? 그것을 자라도록 공급하는 원천이 무엇인지를 말씀과 기도로 발견해 내어야 합니다. 그리고 가꾸어야 합니다. 내 마음의 정원을 잘 가꾸어야겠습니다. 운동력 있는 하나님의 말씀의 능력이, 성령의 조명하심과 견인의 은헤가 절실합니다. 기도합니다. 엎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