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을 맞이하며
송구영신 예배 시간에 나눈 주보의 칼럼에 이어서 글을 씁니다. 언제나 목사로서 가지는 부담감이 있습니다. 저의 역량을 넘어서서, 이 시대에 교회로 부르신 부르심에 대해 반응하려 하고, 목사의 직분에 대한 직무유기를 하려는 마음이 있지 않는 이상 이 부담감은 저의 평생 십자가라고 생각합니다.
새해가 되면 그러한 부담감은 이미 두 달 전부터는 시작됩니다. 뒤에서 받쳐 드리고 기도하고 섬기는 사역 보다, 새로운 해를 맞이하며 조직을 새롭게 하고 공동체의 지체들이 함께할 수 있는 목표를 준비하고 제안하여야 합니다. 무엇인가를 제안하고 이끌어야 하는 기능이 더 필요한 시기입니다. 결정해야 할 일들도 많아집니다. 조심스럽기에 부담이 됩니다. 아직 시기상조인가 하는 질문을 많이 던지게 됩니다. 요즘 같이 목사의 권위가 안팎으로 무너진 시대상 속에서 이러한 역할을 수행하는 것은 참으로 부담이 되는 일입니다.
공동체의 성장 과정에 있어서 작은 공동체의 리더십은 초기와 중기와 말기로 나눌 수 있습니다. 아무래도 초기에는 리더십의 비중이 크고 영향력이 커야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성장에 따라 적절하게 리더십은 나누어지고 공유되고 새로운 리더들이 세워짐으로 건강하게 성장한다고 합니다.
교회는 본질상 다 동일합니다. 그 사명과 본질에 있어서 그러할 것입니다. 그러나, 성도 수에 따라 감당해낼 수 있는 사역의 규모나 범위가 달라지는 것은 사실일 것입니다. 질그릇 교회 담임목사로서 이러한 사실에만 제한되고 싶은 마음은 없으며, 그렇다고 스스로나 큰 교회의 사역에 함부토 비판의 날을 세우는 어리석음도 범하고 싶지 않습니다. 그러기에 더욱 본질과 사명에 집중하고자 하는 마음을 놓치지 않으려 애씁니다.
2019년 올 한해 표어는 “기본으로 돌아가자!(Back to Basic!)”는 명제로 정해 보았습니다. 이미 우리 교회 성도님들은 신앙의 연한 뿐 만이 아니라, 여러 교회를 경험하시며 상당한 수준의 훈련을 받으셨고, 실제 사역 현장에서 사역을 훌륭히 해 내신 분들이 대다수 이십니다. 어쩌면 이런 공동체의 역량에 걸맞지 않는 명제라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기에 마음을 두는 것은 다음과 같은 이유 때문입니다. 1. 신학과 경험과 어떠한 것도 현재 우리가 하나님과 나누는 관계와 친밀함을 대체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2. 더불어 공동체의 여러 지체가 하나의 유기체로서 연합하고 상합하지 않고 그리스도의 몸 된 역할을 감당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3. 이것은 반드시 대가지불이라는 것이 동시적으로 전 지체 차원에서 있을 때 일어나는 일입니다. 4. 무엇보다 우리의 믿음의 삶은 과거 완료형이 아니라 현재진행형인 것이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바로 우리 존재의 근원이시며 기본이 되시는 성삼위 하나님의 본성과 존재하심과 사역하심으로 이끄시는 성자 예수님을 통하여 사명 감당할 수 있는 기본기에 충실할 때 우리는 의미 있고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면에서 우리가 추구할 기본은 ‘the Basic(예수 그리스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는 목사로서 기본에 충실하고 싶습니다. 저 또한 하나님 앞에서 죄인이기에 회개와 용서와 사랑에 게을러질 수 없습니다. 그러나 그 부르심과 사역에 있어서는 저를 명예롭게 택하시고 부르신 하나님 앞과 성도들 앞에서 일 분 일 초라도 명예롭게 그 사명을 감당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