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모음
가보지 않은 길을 간다는 것은 두려움이다. 멕시코의 이곳 저곳을 데이빗 선교사님과 방문한다. 어깨 탈골이 심각하고 오래된 환자 한명을 치료하기 위해 전문가 선생님 한 분을 수소문하여 1분이 더하여져 3명이 한 팀을 이루어 간다. 신뢰할 수 있는 분들게 기도요청하고 떠난다.
두려움이 변하여 감사가 된다. 그 두려움이 필요한 것은 간절한 기도로 이끌고... 기도는 하나님의 역사하심에 대한 자작으로 이끌기 때문이다. 처음 당부대로 가이드를 따라 주신 데이빗 선교사님께 감사....의료 선교의 베테랑이신대도 선배 선교사로서의 조언에 순종하신다. 기도 없는 고민, 기도 없는 두려움은 하나님과의 친밀함에 이르지 못하게 한다. 일상을 그저의 일상으로, 하나님의 은혜를 평범으로, 내 경험을 의지하게 하고 하나님의 하나님 되심을 가리우게 한다.
‘하마리오’라는 조그마한 마을 방문, 홉사 몽골의 지방 소도시를 생각하게 하는 분위기.. 공기만으로도 느껴지는 가난함과 고단함... 어떤 사람들은 초점을 잃은 눈빛... 새예루살렘 교회에서의 첫 사역.. 필요한 물품을 세팅하고 대화를 나누며 관계를 쌓는다.... 사람은 다 똑 같은 사람.. 우리 모두 아담의 후예인게 분명하다... 낯섬이 어색한 웃음이 되고, 회충약 한 알을 나누고 물컵에 물을 따라 공궤하니 마음과 마음이 이어진다. 목사님이 아파 교회에 나오지 못하고, 앳된 사모님이 사역을 살피고 수요예배 설교를 한다. 알아 드는 두 단어 “삭게오, 세뇨르~~” 에스파뇨는 꽝이다. 신기한 것은 삭게오를 만나러 오신 주님, 그 주님, 나를 만나주신 주님이 떠오른다... 한참 오래전 고등학교 시절 나를 만나러 오신 주님... 소리 없는 눈물이 흐른다.
인디언 마을, 창고 같은 예배당.. 세 개의 야전침대... 모두가 피곤하여 어떤 이는 끊이지 않는 기침으로, 어떤이는 코곯이 가운데 새벽이 다가온다. 몸이 깨우기에 일어나 홀로 새벽기도와 묵상... 모처럼 에스겔을 벗어나 고린도 후서를 묵상하다. 읽고 또 읽고 가슴을 친다. 눈물이 흐른다. 하나님이 하나님의 일을 하실 것이다.
바쁜 일정, 같은 공간, 말 없는 섬김과 배려로 3명의 선교팀이 2박 3일을 지냈다. 마지막 서로의 분주하고 지칠 법한 사역의 현장에서 각자의 스마트폰으로 찍은 사진을 공유한다. 같은 장소, 한 마음이 된 섬김의 현장이었지만 각자의 역할이 달랐다. 은사도 다르고 언어의 한계도 있고... 서로 서로 각자의 시점에서 찍은 사진들이 오묘하다. 다른 사람들이 보는 각도에 따라 한 장면을 찍은 그 사진들이 다르다. 그런데 하나를 담아낸다. 사람이다.. 사람 속에서 역사하시는 하나님이다. 척박한 땅,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것 같은 시간과 공간과 사람들 속에서 거룩한 낭비가 조화를 이루어낸다. 그 결과는 하나님만이 아실 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