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시대
저는 페이스 북 이라는 소셜 미디어를 사용합니다. 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떠나고 있다고 합니다. 사용자가 줄어든다는 말입니다. 젊은 세대는 더 속도감이 있고 자신의 글을 일정 시간이 지나면 사라지게 하는 기능을 가진 소셜 미디어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소통과 네트워크는 더 강력하게 추구하고, 자신의 흔적은 남기지 않은 것에 더 편안함을 가지는 것입니다. 익명성 속에서 특별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삶을 나누지만 그것이 저장되어 있어서 생기는 불편함을 피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페이스 북을 계속 사용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사생활이 공개되기에, 사용 자체를 금기시하기도 하지만 처음 시작한 이유가 있습니다. ‘하나님이 내 삶을 다 아시는 대 내 삶에 가릴 것이 무엇이고 포장할 것이 무엇인가? 내 삶이 노출된다고 불편할 것이 무엇인가? 투명한 삶을 살면 되지...’ 하는 청소년기 청소년이 들이 댈만한 개똥철학이 한 몫을 하기도 했습니다.
저 자신의 생각을 짧은 글로 정리하고 표현하며 시작했습니다. 일상에 대한 묵상 나눔이 출발점이 되었습니다. 일기장과 같기도 하고 묵상 노트와 같은 것으로 시작했습니다. 점차 페북을 하시는 분들 가운데 신앙인들이 공유하거나 스스로 올리는 글들 중에 균형 잡히고 좋은 글들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이럴 때는 그런 글들을 목회를 위해 참고 자료로 저장해 놓는 스크랩 북과 같습니다. 스스로를 성찰하는 장이 되고, 비슷한 관점과 성향을 가진 이들이 서로 연결되어 격려하고 친분을 나눌 수 있는 공간이 되어 좋았습니다.
언제부터인가 몽골 교회 지체들이 대거 친구로 등록이 되었습니다. 몽골도 인터넷 망이 잘 구축되고, 스마트 폰이 대중적으로 보급되면서 바야흐로 지구촌 시대를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한창 가르치던 청소년들이 청년이 되고, 결혼을 하고. 자녀를 낳고, 페이스 북이 가족 중심으로 꾸려집니다. 여전히 신앙으로 살려는 그들의 근황을 보고 반갑고 고맙습니다. 제법 나이가 많으신 몽골 교회 어른 성도들도 종종 페이스 북에 등장하고 저의 사진에 ‘좋아요’를 눌러주고, 페이스 북 메신저로 근황을 나눕니다. 아직도 몽골어를 잘 한다고 격려도 해 줍니다.
아주 오랫동안 소식을 모르고 지내던 지인들(집사님들 권사님들, 선배 목사님들, 신학교 스승, 제자, 동료 선교사님 등등)이 연락이 될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가장 반가운 일 입니다. 이전에 나누지 못한 덕담을 나누고 격려를 나눌 때 살아갈 힘을 공급 받기도 합니다. 온 세상이 연결되어 있는 지구촌 시대, 모든 것이 단절된 양 세상 속에서 때로는 고독을 경험하기도 하지만 특이한 방식으로 성도의 교제를 나누기도 합니다. 일장일단의 현실을 넘어 운용의 묘를 아직도 배워야 합니다. 동전에 양면이 있듯이 좋은 점을 잘 활용하는 것에 무게를 두고 사용하려 합니다.